텃밭 농사

올 농사 마무리

소나무 01 2024. 12. 6. 16:21

나에게 '농사'라는 말은 호사스럽다. 이런 얼치기가 따로 없으니.

어찌어찌하여 배추와 파, 갓을 수확하여 그런대로 김장을 했지만 무의 경우는 내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밭에 남아있던 무 잔챙이들을 거둬들여 무 구덩이에 보관하는 것으로 한 해 텃밭 농사를 마무리하다. 사실 진즉 뽑아 처리하려 했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하루라도 더 햇빛에 두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12월에 들어섰고 밤사이 영하 기온으로 떨어져 더 이상은 의미가 없겠다는 판단.

 

 

8월 중순 파종해서 무더위와 병충해를 견디고 어렵게 자란 무. 이 정도의 양으로 무 김치를 담그다.

 

무는 지난 8월 하순 적기에 파종했으나 유기농을 고집하는 바람에 싹이 나오는 족족 벌레의 먹이가 되어 남아나는 게 거의 없었다. 특히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워 벌레 피해가 많았던 것 같고. 다행히 살아남은 몇 포기를 그런대로 키워 내 김장을 할 수 있었는데 수요에 절대량이 부족할 것 같아 결국 9월 초순과 중순에 걸쳐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파종. 그냥 포기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어서다.

 

 

이것은 어제 수확을 끝낸, 정상 시기보다 20여 일 늦은 9월 20일에 파종해서 자란 것들이다. 총각무 크기 정도밖에 안 되지만 앞으로도 가용할 수 있는 김치를 담거나 다른 용도로 쓸 수 있겠다 싶었다.

또 잎들을 별도로 거둬들여 시래기로 유용할 요량으로 집 한쪽 그늘에 건조대를 만들다.

 

 

뽑아낸 무 들은 그야말로 잔챙이들이다. 본격적인 김장 후 열흘 정도를 밭에서 더 키웠는데 추워진 날씨 때문에 무 크기에는 거의 변화가 없어 더 이상의 성장은 기대할 수 없었다. 그냥 버릴 수는 없으니 땅 속에 잘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주로 뭇국 용도로 써야 되겠다 싶어 구덩이를 파 보관. 

무 구덩이 그 안에 넣어 두면 그동안의 경험으로 봐서 한 겨울 동안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었다.

하여 이것으로 올 텃밭 농사는 마무리.

 

 

물론 또 다른 밭에 마늘과 시금치가 심어져 있지만 겨울 동안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간간히 풀을 뽑아주고 웃거름이라도 주는 것 밖에는. 

월동용 시금치는 예상 밖에 잘 자라는 것 같아 재배 면적을 좀 더 넓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한편으론 그것도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어지고. 

 

                                                                                   - 2024.12. 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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