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에서 만난 꽃(실걸이 꽃 외)

소나무 01 2006. 5. 22. 11:42

 

 

 변산반도 남쪽 끝자락 모항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산을 올랐다.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산 안 쪽에 감춰져 있는 이국적인 숙박시설(호텔급) 뒤 편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가다 보면 비교적 쉽게 이 산에 오를 수 있다.

 

 

 

 

 산에 오르며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꽃은 엉겅퀴. 군데 군데 군락을 이루며 이방인을 반긴다. 사실 어릴 때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었다. 가지나 잎을 꺾으면 뜨물같은 하얀 액체가 나와 토끼먹이로 많이 주었던 기억이 있다.

 

 

 

 

 

 

 

 

 

 

 

 

  제법 넓게 닦여 진 산책로에는 오동꽃이 꽃이불되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동백꽃이 일시에 떨어 져 비단이불을 이루는 것처럼 오동꽃도 제 색깔 거의 그대로 자주색 무늬를 곱게 수 놓았다.

 

 

 

 

 

 

 

 대개 화려한 꽃은 피어 날 때는 매우 아름다우나 시들어 질 때의 모습은 생각 밖에 추하다. 

 그래서 사람도 꽃을 닮아야 한다는 생각을 평소에 해 본다. 동백이나 오동꽃처럼 제 색깔을 유지하고 그대로 떨어질 수 있다면... 사람은 죽음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산책로 중간 쯤에서 만난 산딸나무 꽃.

 

 

 

 

 

길 가에 낮은 키로 피어 있는 골무꽃.

 

 

 

 

 

  소나무꽃

 

 

 

 

 

 

 

 

 도로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들어 앉아 있는 호텔. 산 안으로 들어오면 이런 곳도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잔디가 깔린 넓은 평지가 있고 숙박시설 두 동이 들어 서 있다.

 내가 이 업소를 소개할 목적이 없었으므로 이것 저것 촬영하지 않았으나 회사 사람들과 작년에 숙박해 본 내 경험으로 봐서는 추천할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대하는 푸른 숲과 초원 그리고 꽃 장식 등이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하는 곳이다.

 

 

 

 

 

 

 산 길을 내려 오는데 노란색 꽃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고 나는 그 꽃을 보는 순간 직감적으로 실걸이꽃이라는 것을 알았으며 동시에 "와-  실걸이꽃! -  "이라고 탄성을 질렀다.

 

 

 

 

 식물도감에서만 봤을 뿐 한번도 실물을 본 일이 없었으나 고교시절 '현대문학'지에서 읽었던 오영수의 단편 "실걸이꽃"에서 받았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어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돌아 와 생각하니 줄기에 나 있는 독특한 가시도 찍어 왔어야 했다. 여행 목적이 아니라서 경황이 없다보니....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것은 제주도의 실걸이처럼 이 일대에서 자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옮겨 심어 놓은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 호텔에서 그랬을 것이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 만난 실걸이 두 그루는 매우 반가운 존재였다.

 

 

 

 

 

 모항해수욕장에 피어있는 해당화.

 한 때 해당화의 뿌리가 약재로 알려 져 큰 수난을 당하면서 일시에 해변에서 사라졌었으나 이제  조금씩 다시 번식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 것 역시 인위적으로 식재한 것이어서 정감이 덜했으나 그래도 바닷가에서 대할 수 있는 아름다운 정취였다.

 

 

 

                                                                           - 2006. 5. 20(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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