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조용한 바닷가...
맛있는 음식점에는 언제나 사람이 많은 법이다. 식당가에 여러 개의 음식점이 있다면 그 중에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이 맛있는 음식점임은 거의 틀림이 없다.
엊그제 알고 지내는 후배가 점심 때 냉면이나 한 그릇 하자며 데리고 간 곳이 마포에 있는 'ㅇㅇ대'라는 냉면집이었는데 사람들이 음식점 바깥까지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자기 돈 내면서 밥 한 그릇 달라고 사정하는 모습이다. 먹어 본 즉 면발은 좀 연한 듯 맛이 있었고 육수도 그런데로 좋았으나 나로서는 그게 특별히 맛이 있는 소위 별미 식품이 아니었다. 솔직히 그저 그랬다.
이런 것 하나 먹을려고 햇볕 따가운 대낮 길거리에 난민처럼 길을 서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그친구가
"어때요? 맛있죠?"
하고 물어 오면 나는 어쩔 수 없이
"와, 정말 맛있는데..."하면서 점심 대접을 하는 그의 호의에 동의하고 감사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나는 그저 조용하고 깨끗하게 정리가 절 된 곳, 말하자면 비교적 청결한 음식점을 선호한다. 비롯 맛은 떨어 지더라도 그게 오히려 맛있고 소화가 잘 되는 편이다.
말이 길었지만 지금의 동해안 해수욕장이 그랬다. 비교적 잘 알려진 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사람으로 넘쳐났다.
"아이구, 아니야 - "
그래서 장소를 옮겨 하룻밤을 보낸 곳이 안인해수욕장이다. 그러나 살펴 보면 해수욕장이라고 하기에는 그 처지가 궁색하여 그저 조용한 바닷가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싶었다.
방파제에서 찍은 안인해수욕장 주변. 안인은 강릉과 정동진 사이에 있는 작은 항구다.
안인항구에 정박 중인 어선들. 바로 옆으로 횟집들이 여러 곳 있어서 술 한 잔에 신선하고 맛있는 회를 즐길 수 있다. 내가 저녁을 먹었던 음식점은 전망좋고 깨끗하되 저렴한 편이었으며 무엇보다도 친절한 서비스였다.
그래서 아내와 딸과 함께 소주 2병을 거뜬히 비웠다. 사실은 밤바다 분위기에 취해 나 혼자 1병 반을 해치운 셈이지만...
항구 뒤로 보이는 2층 건물의 1층 모두가 횟집들이다. 나는 딸의 의견을 존중해 보다 전망이 좋은 다른 곳에 있었다.
우리 가족이 하룻밤을 보낸 모텔. 옥상 쪽에 빨간 라인이 그어 진 가운데 4층 모텔이었는데 밤바다 풍광도 좋았지만 아침에 붉게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어서 특히 좋았다.
근처 안보전시관이 있는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안인 항구를 딸 아이가 디카에 담고 있다.
- 2006. 8.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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