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지방에만 근 50여일 동안이나 비가 내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직 식수원은 부족하지 않은 편이나 산과 들녘에는 가뭄으로 인해 서서히 피해가 드러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정원 가장자리에 심어놓은 쥐똥나무도 가뭄에 견디지 못하고 잎이 시들해 지고 있는데 인근의 산자락에 경작해 놓은 무우나 토란같은 밭작물들이 고사하고 있어 보기에 안타깝다.
산에 들어 가면 그 심각성을 더욱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지난 주 광주 태화산을 찾았을 때도 고지대 나무들의 잎이 타들어 가고 있었는데 주말에 올랐던 집 앞 호암산에도 오랜 가뭄을 견디지 못하고 나무들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
호암산 오르는 산자락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이 가뭄으로 인한 수분 부족으로 누렇게 말라 가고 있다.
산초나무 나뭇잎이 가뭄으로 인해 서서히 시들어 가고 있는 모습.
시들어 가고 있거나 아예 메말라 버린 나뭇잎들의 안타까운 모습. 그러나 나무들이 이제 활동을 멈추고 겨울 준비에 들어가는 시기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무관심하다 보면 이제 겨울이 다가오기 때문에 나뭇잎이 지고있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상이다.
붉게 물들어야 할 가을 단풍의 상징적인 나무인 단풍나무 잎도 예외없이 타들어 가고 있다.
가을이라서 숲에 낙엽이 깔린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실은 거의가 메말라 떨어진 것들로 보여 진다.
호암산 불영암에 있는 '한우물' 저수조도 완전히 바닥이 나 버렸다. 나로서는 수없이 찾아 가 자주 눈으로 보았던 한우물이었지만 이번처럼 바닥이 드러난 모습은 처음이다.
바닥이 완전히 드러 났지만 한 쪽에 있는 수원에서 그나마 약간씩 물이 흘러 나와 옆의 위치하고 있는 불영암에서 식수나 생활용수로 어렵게 사용하고 있는 듯 했다.
바닥을 보인지가 이미 오래됐다는 듯 물로 찰랑거려야 할 저수조의 바닥에 풀이 자라고 있다.
한우물과 나란히 있는 불영암.
등산로는 단단해야 할 흙이 가루가 되어 사람들이 지닐 때 마다 흙먼지가 뿌옇게 일었다. 마치 가루 흙을 등산로에 잔뜩 뿌려 놓은 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생명력은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었다.
빨갛게 열매를 맺은 팥배나무와 메마른 땅에서도 꽃을 피운 산고들빼기.
어서 비가 내려야 할텐데...
- 2006. 10. 1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