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 집은 그런대로 안정된 면모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꽃과 나무를 부지런히 가꾸면서 그야말로 전원주택으로서의 기능을 갖춰보려고 노력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주말마다의 시간을 삽과 같은 농기구를 든 채 종일토록 마당과 텃밭, 그리고 뒷산에서 보냈다.
어떻게 생각하면 내가 만든 덫에 내 스스로 걸려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일의 노예(?)가 되어 버렸지만 그러나 그 보다는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터전을 내 의지대로 자유롭게 부지런히 가꿔가고 있다는 즐거움과 보람이 컸다. 때문에 서울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 일요일 오후가 싫었다. 그냥 눌러 앉아 살고 싶었다.
직장에 다니는 딸 아이가 찍었는데 맘에 들게 잘 촬영한 것 같아서.... 마당에는 잔디가 곱게 퍼지고 왼 편의 자단풍나무는 키가 허리를 넘지 않았는데 어느 새 훌쩍 자라서 괜찮은 풍광을 만들어 주고 있다.
딸아이가 잔디밭에서 자전거를 타며 모처럼 전원에서의 여유를 즐긴다. 녀석은 어릴 때 부터의 서울 생활 때문인지 꽃과 나무 보다 서울의 문화생활을 더욱 선호하는 것 같다.
이번 주말에 아빠하고 함께 시골가자고 꼬드기면 쉽게 고개를 가로 젓고 어쩌다 한 번 씩 내려와도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끼고 다닌다.
- 2008.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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