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서 가을이 왔음을 실감케 하는 게 회잎나무 잎이다. 작고 귀여운 잎들이 빨갛게 물들어 갈 때면 바라보는 내 마음이 더없이 차분해 진다. 가을은 누구에게나 성숙해짐을 느끼게하고 그리움을 불러일으키지만 이 회잎나무의 빨간 색깔은 유독 내 마음을 흔들어대는 것이다.
이 나무는 원래 집 뒷산의 보이지 않는 곳에 자생하고 있었는데 숨겨져 있는 것이 너무 아까워 2년 전에 마당 안으로 옮겨 심은 것이다. 흙이 잘 맞는지 이 녀석은 몸살을 하지 않고 이식 첫 해부터 잘 자라 주었다.
이 나무의 이름을 몰라 궁금했는데 이웃에서 농사짓는 이가 참빗살나무라고 가르 쳐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다시 식물사전을 한참 뒤적인 다음에야 이름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회잎나무였다. 화살나무과에 속하는데 화살나무 가지에는 날개같은 것이 달려 흡사 참빗같은 모습이어서 참빗살나무라고도 부르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나무에는 날개가 없어 회잎나무라 호칭하는 게 옳지 않나 싶다.
열매는 좀 더 시일이 지나야 붉게 물들 것이다.
회잎나무를 팽나무 아래 심어 놓고는 그늘에서 잠시 쉴 때마다 정갈하고 여린 형태의 나뭇잎과 수형을 감상하곤 한다.
- 2009. 9.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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