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땔감을 마련하다

소나무 01 2010. 1. 16. 22:35

 

추운 겨울날씨에 땅은 얼어있고 잔설도 곳곳에 있어 밖에서 해야 할 일이 별로 없다. 뒷산에 있는 고사목과 아까시 몇그루를 베어내기로 하다. 땔감 마련도 겸해서...

 

 땔감은 사실 주변에 지천인 편이다. 뒷산을 따라 걷다 보면 간벌을 하고 방치해 둔 나무들이 많은데도 너무 무거워 가져 올 방법이 없다. 차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회가 되는대로 어깨에 메고 오기도 하는데 이건 너무 힘들다.  

 

 

 오늘 베어 낸 것은 아까시 2그루를 비롯해서 밤나무 2, 팽나무 1, 개옻나무 1, 신갈나무 1그루...  해서 모두 7그루다. 이미 고사했거나 아니면 밀집된 곳에서 비실비실한 상태로 자라고 있는 것 들이다.

 

 3년 전에 구입한 전기톱을 잘 쓰고 있다. 엔진톱을 샀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경험이 없어 전기톱을 사는 바람에 거리가 있는 곳에서 작업할 때는 전선을 끌고 다니느라 고생 좀 하는 편이다.

 

 굉음(?)과 함께 강력하게 회전하는 톱날에 행여 안전사고라도 날까 봐 처음에는 손잡이에 힘을 잔뜩 주었다. 그러다 보니 톱날개가 헐거워졌고 그래서 나사를 힘껏 조였더니만 그 중 하나가 부러져 버렸다.

 

 전주까지 들고 가 수리를 부탁했더니 "나사 하나로도 지장이 없으니 그냥 쓰시는게 좋겠다"고.

 수리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20여 만원 주고 샀는데 폐기 처분할 수도 없고.. 이제는 요령이 붙어 그런대로 지금 껏 잘 사용하고 있다. 

 

 나중에 도끼질 하기 어렵지 않은 크기로 적당 적당하게 잘랐다.

 

 화목으로 좋은 아까시 나무는 목질이 매우 단단한 편이다. 톱질하다 보면 그렇게 썩 좋지 않은 독특한 향이 난다. 이 놈은 나이테를 보니 15년 정도 된 모양이다.

 

 이 녀석은 개옻나무.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인데 상대적으로 재질이 연하고 가볍다.

 

 아까시 나무를 자르다 보니 윗부분에 제법 깊숙한 구멍이 하나 나있다. 틀립없이 딱따구리가 쪼아댄 것이다.

이 단단하고 질긴 나무를 부리로 쪼아 구멍을 내다니... 참 대단한 녀석이다.

 

 쳐다보고 있으면 흡사 따발총을 쏘는 듯한 소리와 속도로 구멍을 파는데 새의 부리와 목이 어떻게 배겨나는지 알 수가 없다. 그건 나만 모르는게 아니라 전문가도 모르는 모양이다.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고 하니... 

 

 딱따구리가 낸 구멍의 옆을 보면 껍질이 마르고 벗겨고 있어 고사한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딱따구리가 쪼아대는 나무는 무조건 고사상태의 나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일게 되었다. 때문에 딱따구리가 쪼아대는 나무의 공명음이 유난히 커 멀리에서도 잘 들린다.

 

                                                                                          - 2010. 1. 1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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