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데크 칠 작업

소나무 01 2010. 2. 1. 21:20

 

전원주택은 낭만적이라는 안온한 느낌을 주는 대신 끊임없는 노동력을 요구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데크 칠 작업이다. 1년에 한번 정도는 칠해 주어야 하니 이젠 연례행사가 되었다. 방부목이라 할지라도 눈비 앞엔 온전할 리 없다.

 

 사실 그런 칠 작업이 귀찮아서 차양시설 겸해서 지난 가을 덮개를 씌워버렸지만 그래도 칠 작업은 계속해야 되지않나 싶다. 내년부터는 비에 노출되는 부분만으로 한정해서 좀 쉽게 작업할 수 있겠지만...   

 

 

 

 전문 인부에 위탁해서 할 수도 있지만 지켜보면 내집이라 생각하며 꼼꼼하게 하진 않는다. 칠작업이야 그리 어려운 게 아니고 어렸을 때 아버지 곁에서 가끔 해봤던 일이라서 쉽게 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페인트가 묻어도 좋은 허름한 작업복을 갖춰 입는 것이다. 작업용 트레이닝 바지에 저고리는 일단 뒤집어 입었다.

 

 오일 스테인(oil stain)을 칠한 바닥에는 약간 진한 흔적이 보인다. 말하자면 비에 젖지 않도록 기름칠을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교실 나무바닥에 양초를 칠하고 걸레로 열심히 문지르던 생각이 난다.  있는 한옥집 마루에는 들깨 기름을 발라 반들 반들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적당히 하기 쉬운 곳이 이런 난간같은 각이 진 곳이 많은 부분이다. 꼼꼼히 해야 하는데다 2번 3번 씩 거듭해 칠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림다.

 

 

1,2층 10평 남짓되는 면적에 5리터 짜리 오일스테인 3통(노란색 네모진 통)이 소요되었다. 나무색소가 약간 포함된 것이었는데 이터넷 구입가는 한 통에 6만5천원. 붓 4천원짜리를 포함하여 모두 20여 만원이 소용된 셈이다. 지난 해에는 오른 쪽으로 보이는 원형 깡통의 4리터짜리 국산을 사용했었는데(값은 한통에 2만8천원) 데크 칠 작업을 실질적으로 올해 마감한다는 생각으로 독일산 제품을 써 보기로 한 것이다.

 

 어떻든 저 많은 양을  일일히 붓으로 찍어 바랐으니 얼마나 많은 손놀림을 했을까. 그래도 손가락이 조금 얼얼할 뿐 괜찮은 편이었다. 옆에 라디오 틀어놓고는 노래들으며 재밌게 했으니...

 

 작업을 끝낸 후의 1, 2층 데크 모습이다. 데크 위로 가림막을 하는 바람에 집의 미관을 해친 것 같은 아쉬움이 없지 않았으나 은퇴 후 이곳에 살면서 나이 든 몸으로 해마다 칠 작업을 할수는 없었다.

 비에 노출되어 서서히 부식되어가는 오래된 방부목을 뜯어내고 새롭게 작업해야하는 불편함도 생각해야 했고. 가람막을 어닝(awning)으로 했으면 좋았겠지만 실용적이지 못하고...

 

                                                                                        - 2010. 1.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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