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을 꾸미면서 밭두둑에 여기저기 쑥이 올라 온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내에게 쑥 얘기를 꺼냈더니 어디에 쑥이 있느냐고 묻는다. 사실 아내는 냉이나 씀바귀, 달래같은 봄나물 캐는 것에 별반 관심이 없는 편이다. 그래도 쑥국이라도 한 번 끓여 먹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못 이긴 체하며 살며시 그릇과 칼을 챙겨가지고 나온다.
쑥은 집 울타리 안 어디에나 흔했다. 그래도 좀 신선해 보이는 걸 찾는다며 앞마당 언덕에 올라 드문 드문 난 쑥을 캐기 시작한다.
낙엽들 사이로 얼굴을 모습을 보이는 쑥이 좋아 보이는 모양이었다. 밭과 화단 쪽에 군락을 이뤄 자라는 것들이 많은데 그냥 이곳에서 조금만 캐서 먹잔다.
낙엽더미의 쑥이 보기에 깨끗하게 보이기는 했다.
잠시동안 한 주먹 분량의 쑥을 캐고.....
그리고는 저녁밥상.
된장국에 쑥을 넣어 함께 끓여내 왔다. 부드럽고 맛있었다. 쑥 특유의 향이 입맛을 돋구었다. 다른 반찬들은 아예 필요가 없었다. 저녁시간이 마냥 행복했고....
시골에 내려 와 지내는 기쁨이 한껏 크다. 바로 이런 분위기 때문에 내가 귀촌을 결심한 것이다.
- 2010. 3.1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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