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성은 인정되나 사용할 기회가 적어 미뤄왔던 인터넷을 이번에 끌어 들이다. 이제 다음 달로 다가 온 회사 생활을 마감하게 되면 아무래도 이곳 시골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근처 대학에서의 강의 준비를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작업이었다.
인터넷이 가능해지자 비로소 바깥 세상과 소통이 되는 것과 같은 후련함이 있었다. 지금껏 TV와 신문이 없었으므로.
여기에 내려 오게 되면 주로 라디오에 의지하며 세상소식을 들었고 밭일을 할 때도 라디오의 볼륨을 높여 선호하는 음악 프로그램을 들으며 무료함을 달랬다. 사실은 조용한 상태에서 새소리 들으며 일하는 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지만.
통신사의 전단지를 보니 TV와 인터넷, 전화를 소위 셋트 메뉴로 한꺼번에 신청하면 일정금액을 계좌에 입금시켜 주고 1년동안 사용료를 할인해 준다 했으나 TV는 좀 더 뒤로 미뤘다. TV프로그램을 만들던 놈이 TV를 외면하는 아이러니를 뭘로 설명해야 하나...
면단위에서도 외딴 지역에 속해서인지 K, L, S의 빅3 통신사 가운데 K사만이 설치작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도 50메가 급의 회선이어서 평소 사무실에서의 운용속도 보다 훨씬 빨라 편리함을 느꼈고.
(사진은 내 블로그가 있는 다음의 초기화면. 지금까지는 촬영 후 서울로 가져 와 블로그에 올렸지만 앞으로는 현지에서 곧바로 올려 볼 생각이고 시간을 좀 더 내어 내용을 좀 더 업그레이드시켜 보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지금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잠시 후 창밖을 통해 미륵산을 봤더니 송화가루가 용오름처럼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것이었다. 급히 카메라를 가져왔으나 결정적인 장관은 이미 지나가 버렸고, 그래도 상당량의 송화가루가 누렇게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가히 꽃가루의 계절이다. 밖에서 장시간 일하다 보면 콧물이 주르르 흐를 때가 있다. 지난 해 알레르기 땜에 고생을 좀 했는데도 마스크를 쓰기 싫으니....
집 옆 언덕에서 앞마당으로 옮겨 심은 배롱나무가 지난 해에는 꽃을 피우지 않은데다 잎이 나오지 않은 가지도 있어 물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사한 줄 알았다.
그런데 봄이 되면서 다시 새순이 나오기 시작했다. 반갑다. 올해는 완전히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좀 더 관심을 둬야지...
팽나무 새순은 다른 나무들에 비해 상당히 늦게 나온다. 그래도 어느 새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는 팽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며..., 잡초 뽑는 작업하다 잠시 쉬는 수감자같아서 원...쯧쯧..
오후엔 퇴직 후 산좋고 물좋은 곳에서 살고있는 퇴직 선배를 만나다. 내가 사는 곳에서 차로 50분 정도의 거리인 진안에 터를 잡은 살고있는 모자 쓴 C선배, 그는 듬직한 사나이면서도 마음이 순수해서인지 이런 생활을 동경해 왔었다고. 가운데 분은 현지에서 만난 역시 마음이 후덕하신 익산의 C선배.
C선배가 터를 잡아 지은 집이다. 꽃과 나무를 심고 텃밭을 만들고 각종의 채소를 심고... 주변 정리와 함께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집 주변엔 내가 처음 본 노란 병꽃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고 집 바로 앞으로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었다. 이 맑은 물 때문에 여기에 터를 잡았다 하시며...
- 2010. 5.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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