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다시 봄이 시작되다

소나무 01 2011. 3. 13. 20:04

 

오늘은 완연한 봄날씨. 낮 기온도 20도 가까이 되니 집밖이 좋았다.

서서히 농사 준비를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일요일은 쉬어야'하는데 텃밭을 일구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다. 결국 삽과 쇠스랑을 찾아들고 뒤안으로 가다.

 

 

한 겨울에도 싹을 내미는 놈들이 잡초다. 어쩌면 이 녀석들이 봄을 제일 먼저 맞는지도 모르겠다.

텃밭 군데 군데에 상추, 마늘,부추가 겨울을 넘기고는 초록의 싹을 부지런히 내밀고 있고, 시금치는 벌써 먹을 만큼 자랐다. 

머위는 정력좋은 남성 심볼을 연상시키는 꽃대가 불쑥 불쑥 고개를 들이밀어 땅가죽을 뚫었다.

얼마 쯤 후 쑥갓을 파종할 요량으로 텃밭 한 구석을 정리하다. 

 

내일이면 이 꽃망울이 터질 것 같다. 뒷산 언덕에 심은 홍매화가 터질 듯 부풀었다. 

청매화도 마찬가지.  정원의 서향과 수선화도 곧 개화할 것 같다.

 

왱왱거리는 소리가 들려 눈을 돌리니, 아니 벌써 벌이...  이 녀석은 회양목의 꽃이 이미 피었다는 것을 무리들보다 먼저 알았나 보다. 반갑다. 

이렇게 내집에도 어느 듯 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큰일 났다. 봄이 왔다. 해야 할 일들이 밀렸다.

 

                                                                              - 2011. 3.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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