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굳이 산자락에 몸붙여 사는 이유는 물론 내 정서 탓이다.
지난 겨울 영동지방에 1m가 넘는 폭설이 내렸을 때 현지 주민들 모두 생업에 어려움을 겪었을 테지만
내가 듣고 보고싶어하는 뉴스는 산 속에 사는 야생동물들은 어떻게 된걸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기사는 찾을 수가 없었다.
모두들 고립과 교통두절을 말하고 있었다. 사람 사는 세상이니 당연하다.
어젯밤 TV다큐에서 폭설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아사지경에 이른 산양의 모습 또는 오래 전에 아사해 버린 것들을 보게 되다.
눈에 확 들어 오다.
멸종위기종의 이 산양이 태백산맥 허리를 중심으로 700여 마리 분포한다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다.
사람들은 비무장지대에나 겨우 몇마리 사는 것으로 이해하거나 이 땅에 무슨 산양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할 것이다.
다시,
영동지방에 폭설이 내렸을 때,
이재에 밝은 사람들은 자동차 체인을 가져다 팔면 크게 남겠다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내가 생각한 것은 저러다 산 속의 동물들 모조리 굶어 죽겠다는 것이었다.
.......
또 하나 있었다면
눈 속의 乾鳳寺를 다시 보고 싶다는 것이었고.
내가 만들어 놓은 마당 위의 의자.
사람대신 눈이 내려 앉은 지난 겨울의 한 모습이다.
- 2011. 3.17(목)
'내 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모동산으로 이름하다. (0) | 2011.05.28 |
---|---|
청설모와 놀다 (0) | 2011.04.12 |
진입로 자갈 작업 (0) | 2011.03.15 |
다시 봄이 시작되다 (0) | 2011.03.13 |
딱새의 소요 (0) | 2010.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