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없던 축대 주변 경사진 곳은 이제 제법 빽빽해 져서 비집고 들어서기가 쉽지 않다.
지난 해 어느 날 그 곳에 심어 진 소나무와 해당화 등의 나무 사이로 엉뚱한 가지가 하나 솟아 올랐다.
잎 모양새를 보니 보리수였다. 그대로 두었다.
은
올 봄 가지마다 꽃을 피우더니 요 며칠 사이에 이렇게 빨갛게 열매가 맺혔다. 우거진 나무들 때문에 이런 정도의 부분 샷 밖에는 촬영할 수가 없다.
내가 뒷 산에 심은 종자와는 다른 것이어서 이건 분명 새가 씨앗을 옮겨온 게 분명하다. 참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까치 녀석들이 이 열매들을 건들지 않을까. 완전히 익지 않은 상태에서는 시어서 그러는 것일까.
가을에, 그리고 흰 눈 내린 겨울에 붉은 열매를 보고자했던 호랑가시나무 열매는 이미 몽땅 녀석들의 밥이 되어버렸는데도...
왼쪽이 새가 심은 보리수이고, 오른쪽 것은 내가 심은 왕보리수 품종의 열매.
왕보리수는 심은 지 6년이 되어 열매가 제법 열리는 탓에 날마다 조금 씩 따 먹는 재미가 솔솔하다.
붉게 익어가는 앵두도 요즘 보리수와 함께 예쁜 모습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 2012. 6. 6(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