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에 대해서는 많이 무식한 편이다. 요즘 집 주변에 부쩍 눈에 띠는 하얀 새가 왜가리인지 백로인지 모르겠다.
사전엔 왜가리나 백로나 한 가지라고 쓰여 있다.
한 20여 일 전부터 집 앞 소나무 가지 끝에 대 여섯 마리가 자주 나타나 저 곳에 둥지를 트나 싶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예전부터 근처에서 한 두 마리가 보여 그냥 그런가 싶었는데 모내기가 끝난 논에 물을 가둬두고 있어서인지 개구리나 우렁이같은 먹잇감이 제법 있는 모양이다. 하여 최근엔 그 숫자가 부쩍 늘어 났다. 평화로운 모습이어서 보기에 참 좋다.
고요를 깨는 트랙터 소리에 누가 밭이라고 가는 가 싶어 저 아래를 내려 다 보니 뿌옇게 흙먼지 날리면서 땅을 뒤엎고 있었다. 그런데 그 뒤를 여러마리의 백로떼들이 경쟁적으로 뒤 따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렁이나 땅강아지같은 벌레들을 잡아먹는 모양이었다. 얼추 열 서너마리 되어 보였다.
최근 수 년 동안 저 땅에 작물이 심어져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 생물체들이 제법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트랙터 운전대 잡은 양반 심심치 않겠다. 백로들이 함께 놀아주니...
새들에게는 트랙터가 굉음을 내 지르는 거대한 공작물로 여겨지겠지만 새들도 이제 시대 흐름에 동화된 모양인지 거리낌이 없다. 보는 이에겐 사람과 새가 자연 속에 어울려 사는 다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질 뿐.
트랙터 작업이 끝났어도 백로들은 한 곳에서 꼼짝하지 않으며 표면을 직시하고 있다가 뭔가 꾸물거리는 듯한 모습이 감지되면 즉각 날아 가 한 방에 쪼아 먹는 것이었다.
먹잇감이 풍부해야 내집 주변을 떠나지 않을텐데....
- 2012. 7.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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