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심을 요량으로 집 뒤안의 언덕에 밭을 꾸미다가 희한하게 생긴 청미래덩굴 뿌리를 제법 캐다.
그 자리에서 해마다 덩굴을 보았으니 10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싶다. 뿌리의 생김새로 보아 약효가 있을 듯 싶어 인터넷을 뒤져 보니 주로 우리 몸의 중금속을 배출시키는데 효과가 있다고.
- 나에겐 해당 사항이 없다. 버리는 거지 뭐.
해서 밭 주변에 그냥 버렸는데.
어느 날 TV를 보다가 귀한 거라며, 혈액 순환에도 좋다는 얘기 때문에 달포가 지나서야 다시 그 자리에서 주워 오다.
바싹 말라있었다. 좋게 표현하면 자연 상태에서 비바람 맞아 가며 잘 건조된 셈.
어렸을 적 맹감나무로 불렀던 청미래덩굴은 찹쌀떡을 싸 먹고 싶을 정도의 윤기나는 두터운 잎, 그리고 보기좋은
빨간 열매만 알았다. 그런데 뿌리가 이렇게 독특하게 생긴지는.
전정 가위로 잘랐는데 어찌나 단단하던지 애를 먹었다. 이 상태에서 깨끗이 씻어 다시 잘게 썰었고, 아주 딱딱한 것들은
손도끼로 내리 처 잘게 쪼개다. 뿌리에서는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다.
대략 20여 분을 달이다. 향은 없으나 색깔이 보기 좋다.
미세 먼지 주의보가 잦으니 그냥 마셔나 보라고 아내에게 권했더니
아내는 몸 컨디션이 아주 좋아졌다고 흡족해 한다.
그러면서 재배(?)를 한 번 해 보라나?.... 야생인 줄 모르고. ㅎㅎ
- 2016. 3.10(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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