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창포와 붓꽃의 계절

소나무 01 2024. 5. 11. 21:46

블로그의 인연으로 오래전 분양받은 노랑꽃창포를 연못에 심었더니 많이도 번졌다. 그걸 나눠 꽃밭에 옮겨 심었더니 역시 많이 번졌고 또다시 옮겨심기를 거듭하다 보니 내 집 곳곳에 지금 샛노란 창포꽃이 피어 있다. 수중이나 습지에서만 자라는 줄 알았더니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참 잘 자라는 식물이었다. 

 

 

보라색의 붓꽃 또한 얻어 와서 심은 것인데 역시나 잘 자라서 많이 번졌다. 그래서 그야말로 창포와 붓꽃의 잔치가 한창이다.

 

 

 

막 피어나는 봉오리를 보면 정말 물감을 묻혀 글씨를 쓰고 싶을 정도로 붓과 꼭 닮았다.

화투의 '5월 난초'는 일본의 어느 사찰 마당에서 자라는 것을 그려 놓은 것이라 하는데 어릴 때 내 집 마당에 있었던 이 꽃을 그땐 그냥 난초라 불렀다. 그런데  지금은 창포 아니면 붓꽃이라 이름한다. 난초는 흔히 축하 화분으로 보내는 향기 나는 것이고.

그렇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에 나에겐  난초라는 이름이 보다 친숙하다.

유럽 원산이라는데 오래 전의 인기 드라마였던  '아이리스' 영향인지 지금은 아이리스 그 이름으로 다양한 종류와 꽃색깔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창포 붓꽃 모두 붓꽃과에 속하니까 우린 그냥 '붓꽃'으로 부르면 될 터이다. 굳이 구별하자면 창포 꽃에는 상층부 꽃잎에 보다 선명한 굵은 직선이 있다는 것. 창포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잎이 층층이 3단계로 나 있다.

하지만 꽃에 향기가 없음이 아쉽다.

 

 

글쎄, 내년에는 집 언덕에 창포와 붓꽃 길을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 그래서 올 가을에 포기 나눔을 많이 해 볼 생각이다.

작년 가을에 옮겨 심은 것들이 모두 뿌리를 내려 지금처럼 예쁜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잠시 한 철이지만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꽃이 그렇잖은가.

 

                                                                              -2024. 5.11(토)

'내 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귀나무의 수난  (1) 2024.07.09
해먹 설치  (3) 2024.06.28
청계를 기르다.  (3) 2024.05.10
새끼 딱새  (0) 2024.05.09
엄나무야 고맙고 미안하다  (2) 202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