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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행

소나무 01 2025. 1. 11. 14:05

전북도립미술관을 석 달 여 만에 찾다. 그땐 이 지역의 젊은 작가 3인의 전시가 있었고 이번에는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이다. 모처럼 중진 화가들의 작품들을 가까운 곳에서 접할 수 있어 좋은 기회.

 

 

전주 외곽에 있는 전북도립미술관(완주군 구이면의 모악산 자락)

 

여기 미술관도 서울 국립현대처럼  멀리 떨어진 모악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도 그렇지만 지역의 한계가 그렇듯 좋은(?) 전시회의 기회가 드물다는 게 평소의 아쉬움.

삼성 이건희 회장이 타계한 후 그가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과 문화재 2만 3천여 점이 곳곳이 박물관과 미술관에 기증되었고 그중 일부가 순회전 형태로 이곳에서 열리고 있으며, 포함하여 전국 10여 개 공공미술관의 대표 기증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이중섭의  "오줌싸개와 닭과 개구리"

 

이중섭의 그림 앞에서 고호의 천재성과 연관 지어 보며 한참 동안 그의 그림 속에 빠져들다. 어떻게 그런 생각이 나올 수 있고 그것이 손을 통해 독특한 색과 형상으로 표현되는 것인지. 내가 그를 추종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앞에서 내 존재가 한없이 작고 초라해 짐을 느낀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제주도 서귀포에 이중섭미술관이 있다는 것, 나아가  전국 시 군 단위에 어떤 형태의 미술관이 존재하는지 간접적으로 알려 준 계기가 돼서 또한 좋았다. 내 무지함이란.

그래서 작품의 본디 소장처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 가까운 시일 안에 남원에 있는 시립김병종미술관을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해서...

 

 

                                                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

 

장욱진  "나무와 새들"

 

                                                                  김병종   "바보 예수"

 

내 능력이나 정서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류의 작품보다는 작가의 생각을 전이받을 수 있어 내 나름대로 해석하며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그림 세계가 나는 좋다. 

이번 전시회에 박수근 김환기 장욱진 이상범 권진규 등 수 십 명의 유명 작가 작품을 나만의 시선으로 정감 있게 대할 수 있어 반가웠다.

다만 일부 작품에 유리가 끼워져 있거나 조명이 너무 낮아 작품의 질감을 날 것으로 느낄 수 없었음이 아쉬웠다고나 할까. 작품 보호를 위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겠지만.

(며칠 전의 한 기사가 떠오른다. 특정 악단에 자신이 작곡한 악보를 대여해 준 뒤 연주회가 끝나면 곧바로 파쇄하라는 주문도 있다고. 창작곡이 많은 시대 저작권 보호를 위해 그러겠지만 개인의 소유를 넘어 공공의 자산화하는 그런 너그러움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 2025. 1.1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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