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농사

오월의 텃밭

소나무 01 2025. 5. 16. 17:54

텃밭 면적이 커지면 신체적으로 무리가 따르니 '적당히' 하라는 조언을 지인들로부터 가끔 듣는다. 그럼에도 그놈의 욕심 때문에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니 나이 들어가는 감에 따른 건강관리 문제에 역주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내 땅이 있으니 계절 놓치지 않고 뭔가 심고 가꿔야 된다는 나만의 고집인지 아집 그 때문인지.

 

 

잔디밭이 필요 이상으로 넓은 것 같아 밭으로 활용하거나 꽃나무를 심어야겠단 생각을 한 바 있지만 시각적인 것과 공간 활용 측면에서 보다 효과적인 것 같아 그냥 초록의 공간으로 놔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집 주변 자투리 땅 몇 곳을 밭으로 만들어 채소들을 심어 가꾸고 있는데 사 먹는 것보다 직접 가꿔 먹는 게 훨씬 건강한 식생활이 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뒤란 텃밭에 상추, 시금치 등이 자라고 있다.

뒤란 언덕의 고구마, 감자, 옥수수, 더덕 등 

장독대 옆의 취, 참나물 등

 

지금 오월의 텃밭에는 여러 채소들이 자라고 있다.

상추, 얼갈이배추, 쑥갓, 아욱, 감자, 들깨, 취, 부추, 참나무, 머위, 호박, 열무, 쪽파, 대파, 토란, 시금치, 생강, 마늘, 더덕, 토마토, 가지, 고추, 오이, 옥수수, 결명자, 피마자, 고구마...  나열해 보니 내 욕심 그대로  정말 너무 많은 종류들이다. 하지만 싹이 나고 열매 맺고 하는 그 기쁨 때문에 크게 무리 않는 범위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가꾸고 있을 따름. 어쩌다 토끼와 고라니가 침입하여 속상할 때도 있지만 그러려니 한다.

경제적으로 보면 다년생 채소를 제외하면 종자 값이 수확량보다 고가여서 매우 우매한 텃밭 농사라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씨앗들은 한번 구입해 냉장 보관해 두고 여러 해 사용하고 또 호박이나 오이 등의 몇 종류들은 직접 채종 해서 기르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농약 사용은 당연히 거부하고 있으니 텃밭 농사에는 퇴비와 내 노동력이 전부라고 할 수 있겠다.  

 

 

밭 가장자리에서 절로 자란 돌나물로 무침을 한 아내. 아내도 좀 적절히 가꾸라는 밉지 않은 투정이다.. 

 

잘 자라 주어 싱싱한 채로 식탁에 올리니 가족들 모두 좋아한다. 가까운 누구에겐가 택배로 보내 줄 물량은 아니어서 간혹 찾아오는 이에게 조금이라도 권하면 고마워하는 마음에 서로 기쁨도 나눌 수 있고.

농작물은 역시 주인의 정성을 보고 자라주는 것이 확실하다. 가능한 대로 거름을 잘하고 솎아내기와 곁순 따기, 지줏대 세우기, 물 주기 등의 부지런함을 보여주면 그대로 화답해서 좋다. 한 여름으로 들어서며 기온이 좀 더 올라가면 벌레들을 잡아줘야 하는 수고가 따르지만 쉬어 쉬엄 즐겁게 하고자 노력한다. 물론 꾸준한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단순히 노동이라 생각지 않고 적절한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체력관리에 도움이 되는 느낌도 없지 않고.

 

 

낮은 언덕의 머위는 해마다 절로 자라고 있어 고맙다. 좋아하는 머위탕은 또 아내의 몫.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러나 한편으로 가장 하기 싫은 작업이라고 여겨지는 게 제초 작업, 막상 호미 챙겨 들고 나서면 시간 흐르는 줄 모르며 일에 빠져들게 되나 그전에 작은 한숨부터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 녀석들은 뽑아도 뽑아도 쉴 새 없이 제멋대로 자라기 때문이다.

"아이고,  저놈들 풀씨들은 어디에서 그리도 많이 날아오는고. 저거 언제 다 뽑나..."

 

다행히 오늘은 종일 비 소식이어서 방 안에서 뒹구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지만 비가 그치면?

밀쳐놓은 일감 한꺼번에 해 치워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함에 '아이고' 소리가 미리 입 밖으로 새어 나오누나. 

"그놈의 풀만 없으면 좋겠구먼... "

 

                                                                                      - 2025. 5.1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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