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중에 창밖에 보이는 옥수수 밭을 보며 혼자 얘기한 말이다. 40여 포가 심어져 있어 굳이 밭이랄 것도 없지만 그래도 튼실히 자라고 있는 옥수수들이 제법 무성해 보여 좋았고, 줄기 중간중간에 여기저기 고개를 내민 옥수수 알을 보며 흐뭇해한다.


작년까지는 모종을 사다 심거나 씨앗을 뿌려 심어 놓고는 풀 한 번 뽑아준 것 말고 거의 방치했었다. 그래서 그냥 열매 맺어 준 것에 감사하고 어느 정도만 맛볼 수 있었는데 올핸 작황이 눈에 띄게 달랐다. 대가 튼튼하게 꼿꼿이 서고 잎도 넓고 길게 뻗어 예년의 경우와 확연히 차이가 났다. 거름 몇 번 하는 것 보다 풀 뽑기 한 번이 낫다는 어느 할머니의 말을 기억한다. 올해는 멀칭없이 풀 뽑기를 잘 한데다 모두 모종을 사서 심은 데다 나름대로 거름을 한 것에 대한 반증 아닌가 싶다. 씨앗을 심어 가꾸는 것과 모종을 사서 가꾸는 것은 잘은 모르지만 차이가 났다.

토실토실한 열매가 포기마다 한 개씩 달렸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다른 집의 것을 보면 한 포기에 두세 개씩 달리기도 하던데 한 개씩이라서 좀 아쉽기는 하나 그것도 욕심, 이렇게 잘 맺어 준 것만 해도 고맙다.

끝자락 수염이 까맣게 될 때까지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까치의 습격은 여전하다. 군데군데 몇 개를 쪼아 먹기 시작하고 있다. 그냥 그러려니 한다. 내가 어느 정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수확할 때를 기다리는 마음이 그저 기쁠 따름.

집 뒤란에 꽃이 피어있는 풍광도 보고 싶어 옥수수밭 뒷줄에 칸나를 심었더니 어느새 빨간 꽃대가 올라왔다. 칸나 꽃이 빨갛게 피기 시작하면 한 여름에 들어섰다는 신호다.
오늘 예상 최고 기온은 31도. 밭에 들어 가 칸나를 찍으며 더위를 잊는다.
- 2026. 6.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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