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기온은 8도. 바깥 날씨가 제법 차가 와져서 새벽에 일어 나 창문 열기를 주저한다. 거실 블라인드를 걷어 올리면 동트는 모습은 아직이고 대신 데크 앞의 하얀 모습에 눈길이 간다. 구절초. 내가 직접 심어 가꾼 게 아니다. 집 언덕에 피어있던 것이 어느새 퍼져 여기 작은 꽃밭을 가득 메웠다. 우선 청초하다는 느낌이어서 기분을 좋게 한다. 그리고 한참 들여다보며 여러 사념들에 사로 잡히게 되고. 시월 초부터 피기 시작한 꽃들이 거의 한 달째 같은 모습으로 피어 있다. 참 오래가는 꽃이다. 그러나 이 또한 통과의례를 벗어날 수 없으니 조금씩 시들어 가고 있어 아쉽다. 오늘이 시월의 끝날이라서 더욱. 여러 사념들 속에 문득 생각나는 노래들. 나는 시월의 마지막 밤에 뜻 모를 얘기만 남기고 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