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방 하나 있어 군불 때는 재미가 있다. 아내가 오면 한 여름에도 불을 땠다. 나이도 있고 하니 옛 어른들 말씀처럼 뜨거운 방에서 몸을 좀 "지지라"고 그러는 것이었고, 아내는 좋아했다. 아궁이가 있어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얻는다. 어쩌다 한 번 씩 불을 넣고 보니 땔감 소요가 많은 것은 아니다. 나무들이 많이 자라 울타리 안에서 가지치기 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번 겨울엔 아내가 황토방에서 지내는 날이 많아 나무의 소비가 제법 많은 편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밖에서 구해 올 필요가 없을 만큼 여유가 있지만 이게 타고 나면 한 줌 재로 변하는 것이고 보니 평소 많이 준비되어 있어야 안심이다. 완전히 소모가 될 때까지 마냥 축낼 일이 아니라 앞으로의 내 노동력 한계를 생각해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