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뜨락 회양목의 아주 작은 꽃과 홍매가 피기 시작하면 왱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겨우내 몸을 숨기고 있던 벌들이 어느새 나타나 이제 봄이 시작되었다는 신호를 보내는 거다. 향기 그윽한 서향과 치자의 늘 푸른 잎이 동사했을 정도로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이었기에 봄꽃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울안에서 가장 먼저 피었던 풍년화는 벌써 시들었고 복수초는 거의 꽃잎이 져버렸다. 지금은 영춘화와 수선화, 산수유 같은 봄꽃들이 차례로 개화하면서 그야말로 화란춘성(花欄春城)하고 만화방창(萬化方暢)한 좋은 계절이 들어섰음을 알려준다. 진달래와 목련, 개나리, 명자 꽃이 곧 만개할 것이고 히어리, 수수꽃다리, 해당화, 말발도리, 노랑꽃창포 등등이 연달아 꽃을 피우며 함께 사는 주인을 기쁘게 해 줄 것이다. 세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