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비둘기는 집비둘기가 그런 것처럼 사람이 가까이 다가 가도 놀라거나 달아나지 않는다. 제초 작업을 끝내고 뒤란 울타리 쪽으로 걸어가는데 울타리 쪽문 위에 비둘기 두 마리가 나란히 앉아있는 게 아닌가. 몸집이 작고 깃털에 아직 갈색 끼가 없는 걸 보니 멧비둘기 어린 새끼다. 바로 옆 찔레 덤불이 있는 팽나무 둥지에서 부화한 녀석들임을 직감했다. 어느 새 날갯짓을 하여 둥지를 살짝 벗어난 것이다. 순간 환호하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아주 가까이 다가섰는데도 그냥 내 눈치를 살짝 살필 뿐이다. 비둘기 습성이라 할지라도 그동안 둥지에서 나와 몇 번 눈 마주친 인연으로 생긴 친근감 때문일까?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한 달 여 가까이 되었을까? 둥지에 알 두 개가 있었는데 그동안 무사히 부화에 성공하여 그렇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