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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식구된 멧비둘기

멧비둘기는 집비둘기가 그런 것처럼 사람이 가까이 다가 가도 놀라거나 달아나지 않는다. 제초 작업을 끝내고 뒤란 울타리 쪽으로 걸어가는데 울타리 쪽문 위에 비둘기 두 마리가 나란히 앉아있는 게 아닌가. 몸집이 작고 깃털에 아직 갈색 끼가 없는 걸 보니 멧비둘기 어린 새끼다. 바로 옆 찔레 덤불이 있는 팽나무 둥지에서 부화한 녀석들임을 직감했다. 어느 새 날갯짓을 하여 둥지를 살짝 벗어난 것이다. 순간 환호하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아주 가까이 다가섰는데도 그냥 내 눈치를 살짝 살필 뿐이다. 비둘기 습성이라 할지라도 그동안 둥지에서 나와 몇 번 눈 마주친 인연으로 생긴 친근감 때문일까?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한 달 여 가까이 되었을까? 둥지에 알 두 개가 있었는데 그동안 무사히 부화에 성공하여 그렇듯..

카테고리 없음 2021.05.10

생명의 외경

곧게 뻗은 오동나무 가지가 있어 쓸모가 있으려니 해서 두어 개 잘라 헛간 옆에 비스듬히 방치해 둔지 서너 달 되었을까. 그런데 이게 왠 일, 엊그제 그 옆을 지나다 우연히 눈길이 닿았는데 아뿔싸 그 가지에서 움이 터서 한참을 자라 있지 않은가. 가지 안의 영양분으로 일시적으로 움을 틔운 게 아니라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려 성장하고 있은 것이었다. 수년 전 은수원사시가 그러하더니만 이런 모습을 두 번째 본다. 묘목처럼 아주 작은 게 아니라 직경이 5cm 안팎 되는 제법 굵은 나무줄기인데 땅과의 접촉면에서 수분과 영양분을 빨아들이는 힘이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모습을 보니 옛날 고승이 그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아 놓았더니 그것이 자라 고목이 되었다는 전설, 그거 황당한 게 아니라 그럴 수 있겠다는 생..

내 집 이야기 2021.04.25

새로 심고 옮겨 심고

꽃과 나무에 대한 욕심이 너무 과한 것일까. 땅이 한정되어 있음에도 뭘 또 심어볼까 하고 생각한다. 그만 심어야지 하면서도 올봄엔 붓순나무, 백정화, 월계수, 백산차, 황근, 홑 동백, 영산홍과 자산홍, 회양목을 구입해 심었다. 대부분 1년이나 2년생 정도의 늘 푸른 어린 묘목이다. 월동이 불가능한 것들은 화분에 심기도 했다. 영산홍과 자산홍은 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용도를 위해 50여 주를 언덕에 심었는데 1,500원과 2,000원의 어린 묘목을 구입해 심었다. 사질토에서도 잘 자라니 몇 년 지나면 가지를 잘 뻗으리라 생각한다. 심은 지 이미 20 여 일이 지났는데 잎이 점차 싱그럽게 바뀌고 있어 내 땅에 건겅히 뿌리내릴 것으로 여기며. 동백의 경우 시장에서 파는 것은 거의가 겹동백이다. 홑동백은 내..

내 집 이야기 2021.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