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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와 붓꽃의 계절

블로그의 인연으로 오래전 분양받은 노랑꽃창포를 연못에 심었더니 많이도 번졌다. 그걸 나눠 꽃밭에 옮겨 심었더니 역시 많이 번졌고 또다시 옮겨심기를 거듭하다 보니 내 집 곳곳에 지금 샛노란 창포꽃이 피어 있다. 수중이나 습지에서만 자라는 줄 알았더니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참 잘 자라는 식물이었다.   보라색의 붓꽃 또한 얻어 와서 심은 것인데 역시나 잘 자라서 많이 번졌다. 그래서 그야말로 창포와 붓꽃의 잔치가 한창이다.   막 피어나는 봉오리를 보면 정말 물감을 묻혀 글씨를 쓰고 싶을 정도로 붓과 꼭 닮았다.화투의 '5월 난초'는 일본의 어느 사찰 마당에서 자라는 것을 그려 놓은 것이라 하는데 어릴 때 내 집 마당에 있었던 이 꽃을 그땐 그냥 난초라 불렀다. 그런데  지금은 창포 아니면 붓꽃이라 이름..

내 집 이야기 2024.05.11

청계를 기르다.

오골계 2마리를 처분한 뒤 닭장 안이 아무래도 좀 휑해졌다. 빈자리가 보였다. 남아있는 백봉오골계 3마리와 토종닭 2마리가 나보다 더 쓸쓸해하는 것 같았다.청계를 길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군산 대야장에 가서 10개월 정도 되는 것으로 2마리를 구입해 오다. 중 병아리 정도면 좋겠다 싶었는데 농장 직영점인데도 없단다. 지금 알을 낳고 있다는데 마리당 2만 5천 원. 사실은 비슷할 텐데도 청계란의 경우는 효능이 더 있다고 알려진 탓인지 값이 더 했다.  청계를 처음 본다. 남아메리카의 닭과 우리 오골계의 교배종이라는데 파란색 알을 낳기 때문에 청계(靑鷄)라 한단다. 닭장에 넣었더니 예상대로 서로 경계를 한다. 기운이 냉랭하다.함께 잘 지내라고 기존의 닭 무리 속한 곳으로 몰아넣었더니 곧바로 빠져나온다. ..

내 집 이야기 2024.05.10

새끼 딱새

닭장 앞 복숭아나무 가지에서 새 한 마리와 마주치다. 그런데 녀석이 날아가지 않고 계속 나를 주시하는 게 아닌가. 좀 더 가까이 다가섰는데도 피하질 않는다. - 아니 이럴 수가. 처음 보는 새다.  아주 부드러운 털과 연약한 다리를 한 모습이었지만 내 카메라의 단순한 줌 기능으로는 식별을 할 수 없어 아쉽다. 가슴 쪽에 검은 줄무늬들이 많이 보여 호랑지빠귀 인가 싶었다. 그런데 그보다는 몸집이 많이 작다. 부동자세를 취하며 자세히 들여다보니 머리 양쪽에 솜털이 붙어 있다.- 부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구나. 그래서 날지 못하고 나를 경계하며 주시하고 있구나.좀 더 가까이 다가가니 위협을 느낀 듯 가지와 가지 사이를 재빨리 옮겨 다닌다. 그러면서 머리를 이쪽저쪽으로 바삐 움직이며 꼬리를 위아래로 계속 흔들어..

내 집 이야기 2024.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