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720

신록예찬과 노성산

온 산이 싱그러워지기 시작할 때부터, " 산에 올라야지 - " 했으면서도 어느새 4월 끝자락이 되었다. 비록 텃밭 농사라 할지라도 일손이 바쁘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었던 산행, 오늘은 집에서 가까운 논산 노성산을 찾아가기로.  집을 나선 후 40여 분이 지나자 차도 위 저 잎으로 노성산이 보인다. 처음 찾아가는 곳이지만 쉽게 감이 잡힌다. 오른쪽 옆으로는 계룡산 줄기가 길게 뻗어있다. 좌측의 계룡산 연화봉(739m)은 진즉 올랐으나 정상인 천황봉(846m)은 여전히 통제되고 있음이 안타깝다. '신록' 그 이름 때문에 몸이 뒤숭숭하여 산행에 나섰지만 가는 곳이 깊은 산이 아니어서 사실 별 기대감이 없다. 그저 산에 가고 싶어 산에 간다는.  해마다 봄이 되면 산마다의 싱그러움에 반해 교과서에서 배웠던 그 "..

산행 2024.04.28

엄나무야 고맙고 미안하다

나물의 왕을 흔히 두릅이라고 하는데 나는 단연 엄나무 순이다. 엄나무 순의 영양 성분 때문이 아니라 독특한 향과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 그리고 입안에 도는 청량감이 이만한 봄나물이 없지 않나 싶다. 그래서 요 며칠 동안은 이것 하나만으로 밥 한 그릇을 뚝딱 해 치운다.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는 것이 일품. 집에 이 두릅나무, 엄나무를 여러 그루 심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보니 적지 않은 양을 수확할 수 있게 되었다. 두릅은 마치 막대기 꽂아놓은 것 같은 외 줄기에서 그저 한 두 개 정도 따는 정도지만 가지를 사방으로 뻗으며 자란 엄나무에서는 한 나무에서만 적잖은 양을 얻을 수 있다. 거기에다 자라는 환경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시차를 두고 채취하며 보다 싱그러운 것으로 그 풍미를 즐길 수 있음이 좋다. 그런..

내 집 이야기 2024.04.14

새 호미를 사다

∽내게 호미의 주된 용도는 잔디밭의 잡초를 제거하는 것이고 시기에 따라 감자나 옥수 등의 파종 그리고 모종의 이식이다. 그런 일들로 어느새 십 수년이 흘렀고 보니 호미 끝이 참 많이도 닳았다. 쇠붙이 끝이 둥그렇게 무디어진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많이도 땅을 팠다는 생각. 어떤 때는 손목이 아플 정도로. 쇠만 닳은 게 아니다. 나무 손잡이가 갈라져 호미 꼬챙이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철사로 동여 매고 갈라진 틈새에 나무 쐐기도 박아 넣거나 본드 칠도 해가면서 사용해야 했다. 새로 하나 살까 하면서도 아직도 쓸만하다 싶어 미뤄 가면서. 무엇보다도 내 손에 익숙해져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한계에 이른 것 같다. 몸체와 손잡이가 헐거워져서 자주 따로 놀기 시작한다. 더 이상의 손질은 궁색하다 싶어 다시 하나..

내 집 이야기 20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