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야 하는데... 하면서도 막상 행선지 때문에 꾸물거린다. 내 집에서 가까운 '적당한' 산을 찾자니 차별화 때문에 수월하지가 않다. 그러던 중 갑자기 불명산이 떠올랐다. 완주 경천면 화암사를 여러 번 찾아갔으면서도 그 사찰을 감싸고 있는 산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이맘 떼 화암사에 갔을 때도 그랬다. - 그래, 지금 가면 얼레지를 볼 수 있을 거야. 얼레지 보로가자. 복수초는 다 졌나?... 1년 만에 다시 찾은 화암사 초입에서 곧바로 얼레지를 대할 수 있었다. 그것도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아직 낙엽들이 많이 쌓여있는 길 양 옆으로 어떤 식물보다도 먼저 봄을 알리고 있다. 수수한 것 같으면서도 화사하다. 얼룩이 있는 잎도 예사롭지 않지만 보라색 꽃은 매우 세련되고 미끈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