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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풍기 샀대요

택배 차량이 배송 때문에 내 집에 오면 대부분 집 마당까지 들어온다. 그런데 혹시 모르니 지금 대문 앞에 나가 보라는 아내의 말. 아들이 송풍기를 주문했다는 것. 김장 때문에 도와준다고 제 엄마랑 찾아온 아들 녀석이 내가 낙엽 쓰는 것을 보고는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왠 또 쓸데없는 것을 샀다는 거야. 마당 쓸 일이 얼마나 된다고- " "그러게요" 아내는 아들 녀석의 속 깊은 마음을 대견해하는 눈치다. 녀석이 빗자루를 들고 한 번 쓸어 보니 잔디 같은 풀 때문에 그러는지 잘 인쓸어지더란다. 아버지의 노동력을 덜어주려는 고마운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지 송풍기까지 써야 하는가 싶었다. 박스 포장으로 도착한 송풍기를 무심한 듯 그냥 쳐다만 봤더니 녀석이 제 엄마 일 도와주는 것을 마치고 직접 ..

내 집 이야기 2023.12.05

마늘밭 월동 관리

며칠 전 최저 기온이 영하 2도까지 떨어지면서 성큼 겨울로 접어든 느낌이다. 호박과 생강잎이 일시에 고스러졌고 칸나와 백일홍 꽃도 일시에 그리 되어 더욱 체감하게 된다. 지금 텃밭에는 배추와 무, 쪽파, 갓 등의 김장 채소들은 그런대로 잘 자라고 있다. 이들은 곧 수확하게 되겠지만 심겨 있는 그대로 겨울을 나야 할 마늘은 보온을 위해 신경을 써야 했다. 보온 관리라고 하는 게 나에겐 특별한 것이 아닌 낙엽으로 덮어 주는 것으로 끝내는 거다. 해마다 그리 해 왔지만 경험해 보니 낙엽을 이용하는 게 효과적인 것 같았다. 낙엽을 이용하게 되면 많은 양의 낙엽의 처리 문제가 해결되면서 동시에 마늘밭 보온에도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일양득인 셈이었다. 보온뿐만 아니라 낙엽을 덮어 두면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하는 제..

텃밭 농사 2023.11.15

내변산을 찾았더니

늦었다 싶으면서도 마지막 단풍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기대뿐이었다. 내변산이 단풍으로 이름이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산세가 제법 깊어 부분적이라도 오색의 물결을 볼 수 있기를 바랐었다. 바다도 볼 겸. 부안 내변산(內邊山) 쪽은 참 오랜만이다. 채석강이 있는 외변산과 새만금 쪽 바다는 가끔 씩 갈 기회가 있었지만 산 쪽은 한두 번 정도. 하서면에서 내변산 주차장으로 가는 일부의 길은 양 옆으로 벚나무가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봄이면 만개한 화사한 벚꽃들로 기분 좋은 꽃길이리라. 봄이면 온통 나무 전체로 꽃차림을 해서 인지 벚나무는 잎을 다른 나무들보다 유독 일찍 떨어트린다. 그래서 벚나무는 봄을 위한 나무다. 입동이 하루 지난 오늘 나는 지금 나목이 된 좀 을씨년스러운 ..

산행 2023.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