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차량이 배송 때문에 내 집에 오면 대부분 집 마당까지 들어온다. 그런데 혹시 모르니 지금 대문 앞에 나가 보라는 아내의 말. 아들이 송풍기를 주문했다는 것. 김장 때문에 도와준다고 제 엄마랑 찾아온 아들 녀석이 내가 낙엽 쓰는 것을 보고는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왠 또 쓸데없는 것을 샀다는 거야. 마당 쓸 일이 얼마나 된다고- " "그러게요" 아내는 아들 녀석의 속 깊은 마음을 대견해하는 눈치다. 녀석이 빗자루를 들고 한 번 쓸어 보니 잔디 같은 풀 때문에 그러는지 잘 인쓸어지더란다. 아버지의 노동력을 덜어주려는 고마운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지 송풍기까지 써야 하는가 싶었다. 박스 포장으로 도착한 송풍기를 무심한 듯 그냥 쳐다만 봤더니 녀석이 제 엄마 일 도와주는 것을 마치고 직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