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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 캐기

토란 잎과 연잎은 어린 닐의 추억을 불러온다. 넓은 잎에 물을 부으면 또르르- 굴러 예쁜 물방울이 되어 가운데로 모였다. 잎 양 끝을 두 손으로 잡아 이리 굴려보고 저리 굴려보고... 그리고 비가 내리지 않는데도 그냥 줄기를 꺾어서 우산처럼 쓰고 다니기도 하면서. 그 어린 날의 추억엔 토란이 습지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래서 사질토인 내 땅에서 재배할 생각은 아예 하질 않았었고. 그러던 어느 날 아랫집에서 토란을 좀 심어보라고 권했다. 하지만 내 집에는 습지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랬더니 아니란다. 그런 인연으로 내 집 텃밭식구가 되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해째 심고 가꿨다. 다행히 내 텃밭에서 잘 자라 주었고. 이제 수확기, 밑거름을 했더니 그 수고만큼 줄기와 잎이 커져 구근이 좀 ..

텃밭 농사 2023.10.19

함라산 줄기 따라

8시가 지나 마악 나서려는데 비가 오신다. 어제 오후에 확인해 보니 오늘 오후 2시 무렵부터 비 예보가 있어 그렇다면 오전 중 가까운 함라산에 다녀올 셈이었다. 그런데 시간 예보가 어긋난다. 결국 하루 뒤로 미루겠다고 책상 앞에 앉았는데 잠시 후 구름이 걷혔다. 그래 바로 밖으로 나서야지. 멀리 함라산 줄기가 보인다. 평야 지대에서 보면 야트막한 산줄기가 길게 뻗어 서쪽으로 향하고 있다. 차령산맥에서 뻗어 나온 외줄기 같아서 볼 때마다 스산해 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산의 입장이 되어보니 평평한 땅에서 삭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산이 아닌지. 학창 시절 인접한 함열역에서 내려 걸어서 재를 넘어 숭림사라는 절에도 갔었고 또 언젠가는 맘먹고 산 정상에 오른 바도 있었는데 그게 언제였는지는 도무..

산행 2023.10.14

새우먹으러 와라

왕새우가 제철이니 새우 먹으러 오라 한다. 친구의 말은 만나야 될 때 됐으니 한 번 다녀가라는 말이다. 강화에 사는 친구는 작년 이 맘때에도 새우 먹으러 오라고 불렀으나 또 다른 친구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무산 됐었다. 그러나 올해도 여건이 맞지 않아 일정을 조율하다가는 결국 공휴일인 한글날을 택해 강화로 가다. 우리 이름 "곶"에 있는 음식점으로 가니 한글날의 의미를 좀 살리지 않았을까?? 그건 그렇고 휴일의 강화도 교통체증을 생각하니 그거 안 먹어도 되겠다 싶은데 강화 친구집 찾아간 게 10년 세월이 훌쩍 지났으니 참아 내야. 새우집 앞에서 바라본 바다 풍광. 노을이 참 아름다운 곳이라고.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는 장곶의 한 음식점, 문 앞에서 순서 기다리는 사람이 꽤 있다. 난 그런 거 딱 질색인데 친..

기타 2023.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