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해 보니 55년 만이다. 지난 1968년, 고2 여름방학을 맞아 맘 맞는 친구들과 함께 무전여행을 나섰고 섬진강 백사장에서의 텐트 숙식 후 둘째 날의 행선지는 지리산 노고단이었다. 군용 텐트를 비롯한 그 무거운 짐들을 지거나 들고 화엄사 쪽에서 노고단으로 올랐다. 그 어렵고 힘든 난코스를 거의 패잔병 같은 신세로 참으로 기어오르듯 하여 도착했던 곳. 그러나 다음 날 아침의 노고단은 발아래의 구름과 여기저기 노란 원추리들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그 모든 피곤을 잊게 했었다. 성삼재에서 내려 다 본 구례 산동면 온천마을 방향 그곳에 다시 가 보자는 친구의 제의에 따라 지난 홍도 흑산도 여행 이후 선택한 목적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매우 수월했다. 차를 타고 성삼재까지 오른 후 그곳에서 도보로 노고단을 향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