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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 전적지

나름 역사 문화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내가 사는 지역에 이치와 웅치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지난해 봄 까지는. 이제서라도 그 부끄러움을 면하게 된 것은 친구 덕분이다. 어느 날 서울의 친구가 이번에 내려가면 그곳을 가 보고 싶다 하여 비로소 알게 된 나의 무관심과 무지. 하여 웅치 전적지는 지난해 여름 찾아봤었고 이치는 숙제로 남겨 두었는데... 언젠가 가 봐야지 하면서 늘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엊그제 인근 천등산 산행 길을 나서면서 그 부담을 풀었다. 대둔산을 가려면 전주 쪽에서 운주 땅을 지나 큰 재를 하나 넘어야 한다. 이 고개가 바로 이치(梨峙), 배재 또는 배티재라 부르기도 한다. 근처 어딘가에 배나무가 많았던지 아니면 배나무와 관련된 뭔가의 사연이 있으리라는 짐작을 해 본다. 대둔산 관문이라는..

기타 2023.07.04

천등산과 하늘과...

높은 지명을 표기할 때 유독 하늘 天자가 들어간 경우가 많다. 天字를 붙여 하늘과 가까이하려는 신앙심 때문인지 "높다"는 그 자체를 단순한 비교 우위 개념에서 그리 붙인 것인지. 오늘은 천등산이다. 산행한 지 2주가 지났으므로 다시 산을 찾을 때가 되었다. 체력 향상이라기보다는 평소의 체력이라도 잘 유지해 보겠다는 생각이 크지만 오늘 폭염일 것이라는 예보가 있고 하니 아무래도 산은 좋은 피신처. 예전에는 꽃과 나무와, 바람과 구름과, 그리고 자유로움 뭐 그런 것들이 목적이었지만 화살만큼 빠른 세월이 생각을 바꾸게 만든다. 천등산과 대둔산이 있는 산맥의 고산 준봉들 완주군 운주면에 있는 천등산(天燈山, 706.9m)이다. "울고 넘는 박달재" 때문에 익숙한 이름이지만 검색해 보니 대한민국 안에 천등이란 이..

산행 2023.07.03

진입 도로 포장

내 집에 가려면 지방도로에서 500 여 m 쯤의 군사용 비포장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도로는 그렇듯 군사용으로 생겨난 것이었다. 따라서 이 길을 이용해 내가 원하던 장소에 집을 지으려다 보니 그에 따른 필요한 허가 절차를 밟아야 했고 그에 따라 도로 사용과 건축 허가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었다. 은퇴 후 산자락에서 차분히 살고 싶었기에 그동안 불편하다는 생각을 해 본 일이 없지만 특히 이 길을 이용하면서 비포장 도로라는 것 때문에 불편하다는 생각은 더욱 해 본 일이 없다. 오히려 기존 지방도로에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 있어 오가는 차량 소음을 전혀 의식하지 않아 좋았고, 길가의 야생초나 나무숲이 주는 싱그러움 같은 운치를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비포장이지만 자갈이 깔려있어 질퍽거리거나 먼지가 많이 ..

내 집 이야기 202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