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역사 문화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내가 사는 지역에 이치와 웅치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지난해 봄 까지는. 이제서라도 그 부끄러움을 면하게 된 것은 친구 덕분이다. 어느 날 서울의 친구가 이번에 내려가면 그곳을 가 보고 싶다 하여 비로소 알게 된 나의 무관심과 무지. 하여 웅치 전적지는 지난해 여름 찾아봤었고 이치는 숙제로 남겨 두었는데... 언젠가 가 봐야지 하면서 늘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엊그제 인근 천등산 산행 길을 나서면서 그 부담을 풀었다. 대둔산을 가려면 전주 쪽에서 운주 땅을 지나 큰 재를 하나 넘어야 한다. 이 고개가 바로 이치(梨峙), 배재 또는 배티재라 부르기도 한다. 근처 어딘가에 배나무가 많았던지 아니면 배나무와 관련된 뭔가의 사연이 있으리라는 짐작을 해 본다. 대둔산 관문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