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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가족 백년초

오늘 개복숭아 효소 담그기를 준비하다가 무심히 화단을 스쳤을 때 절로 감탄사가 나오다. 백년초가 연노랑의 노란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오, 아름다운지고!" 흡사 이른 봄의 복수초처럼 꽃잎이 얇으면서 색이 매우 연하다. 꽃말이 정열이라는데 순결이리고 해야 맞지 않나 싶다. 첫사랑일 때 상대를 만나면 매만지고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처럼 이 꽃을 보며 그런 마음이 들었다면 과장일까. 가시 달린 잎의 투박한 모습 때문에 그 느낌이 반감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그 모습이 빛나 보이는 게 아닌지. 꽃밭 한 켠에 딱 한 송이만 피어있어 더 귀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2년 전 가까운 곳에 사는 후배로부터 효과가 좋은 것이니 한 번 먹어보라고 백년초 열매 효소 한 병을 선물 받았다. 그..

내 집 이야기 2023.06.13

열무김치

여름 채소 중의 으뜸은 열무다. 다른 것들은 대개 쌈이나 국거리로 먹게 되지만 열무는 물김치를 담아 긴 시일동안 시원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중순에 파종했던 것이 어느새 많이 자라서 김치를 담기로. 물론 내 실력으론 안되고 아내의 솜씨가 절대 필요하다. 아직 완전히 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아내의 일정 때문에 적기를 놓칠 수가 있어 며칠 앞 당기기로. 묵은 씨앗을 파종하여 약간 걱정을 했지만 그런대로 싱싱하게 자랐다. 씨앗은 50g이 한 봉지이지만 수천 립이 들어 있어 한 해 200 립 정도만 사용하고는 많이 남아있는 양을 그대로 폐기하기가 아까운지라 대개 3년 정도를 쓴다. 경험해 보니 발아율이 크게 떨어지거나 성장에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수확 양이 많지 않은지라 뽑고, 다듬고, 담..

내 집 이야기 2023.06.11

홍도 그리고 흑산도

홍도는 어떤 형태로든 갈 기회가 몇 번 있었으나 인연이 닿지 않았다. 아마 사람 많은 관광지라는 것 때문일 것 같기도 한데 비금도 임자도 우이도 등 인근 서해 도서와 멀리 거문도 추자도 등의 섬들을 이미 찾아봤던 터라 특별히 유인력이 떨어졌을 수도 있을 듯. 지난번 여수 고흥 여행길에서 "다음에는 홍도행으로 하자"는 친구의 제의에 지난 5월 말 다녀오다. 홍도항에 내려 기념 촬영. 뒤로 우리를 싣고 온 쾌속선이 보인다. 진득한 여행길이고자 했으나 사는 게 뭔지 그냥 쉽게 1박 2일 여정으로 정했다. 최근에 다녀온 한 선배가 자신은 2박 3일이었지만 아마 1박 2일이면 적당하지 않겠느냐고 권하는 터에 그리 결정한 까닭도 있다. 그것도 목포에 있는 한 여행업체에 의뢰해 수월하게 다녀오는 것으로 했는데 왕복 ..

여행 2023.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