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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얼레지!

"어? 이 꽃 좀 봐!" 산길에 동행하던 일행 중 한 사람이 반가워하며 무슨 꽃인지 궁금해한다. 무심코 걷다가 고개를 돌려보니 와- 그렇게 반가울 수가. 그런데 꽃 이름이 좀처럼 생각나지 않았다. 이름을 불러줘야 하는데. 엘리지? 아니다 그건 가수 이미자를 두고 하는 하는 말이고. 그 비스무리한 건데... 골똘히 생각하니 기억이 살아났다. 꽃 모양이 독특한 데다 이름도 특이해서 머리에 입력된 상태가 좋았던 모양이다. 얼레지다. "그 꽃 얼레지라는 꽃입니다" 우쭐대며 잘난 체 했는데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휴대전화로 꽃 검색을 시도한다. 좋은 세상이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대면 곧바로 이름을 알려주니. "-맞네요" 꽃잎이 뒤로 제껴져 있고 땅 표면을 덮고 있는 넓은 잎 두 장에는 얼룩무늬가 있다. 얼레지라..

산행 2023.04.02

다시 봄 농사

고향 산자락에서 노후 보내겠다고 터 잡고 집지어 살게 된 것은 은퇴 몇 해 전부터였다. 그리고는 어느 새 햇수로 18년째의 시골 생활, 뒤돌아보니 20여 년의 세월이 휙 지나가 버렸다. 처음, 맨땅에 씨 뿌리던 얼치기 농사꾼은 이제 배추 무 등 여러 채소를 자급할 정도로 실력이 불었고 집 주변의 나무들도 잘 자라줘 제법 푸르러졌다. 화초들도 계절 따라 형형색색의 꽃을 피우는지라 그동안 애써 가꿔 키운 보람을 안긴다. 비록 작은 땅뙈기라도 얼마 전 퇴비 스무 포대를 구입해 흙과 뒤섞어 놓고는 텃밭에서의 수확을 미리 생각하며 배불러한다. 그런 기쁨 때문에 해가 갈수록 재배 면적이 늘어나고 있고 나의 노동력을 쏟아 넣어야 하는 수고를 즐겁게 보태고 있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씨앗이랄지 농자재 등을 챙기고 ..

내 집 이야기 2023.04.02

팔공산에 오르다

지리산, 덕유산, 대둔산 등등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높은 산봉우리들을 거의 올라본 바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오르지 못한 채 내 마음에 남아있던 산이 팔공산이었다. 한 때 산행을 시도했다가 중도에 포기해야 했던 기억이 아쉬움으로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산벚꽃이 피고 나무들마다에 새 이파리가 피어나는 신록의 계절쯤으로 그 시기를 생각하다가는 오르고 싶을 때 가겠노라고 불쑥 집을 나서다. 간밤의 잠자리에서 내일 미세먼지가 '나쁨'이면 다시 생각할 참이었는데 '보통'이란다. 보통 수준이라 해도 산에 오르게 되면 주위 조망이 어려워 손해 본 느낌일텐데 어쩌나 싶으면서도 이왕 나서기로 했으니 산행 그 자체로 만족하기로. 진안 IC를 빠져나와 백운면 소재지를 벗어나자 저 멀리 팔공산(八公山)이 보인다. 뿌옇게 ..

산행 2023.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