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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들의 염탐

주방 창밖을 응시하니 새들이 분주히 오간다. 유리창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참새 대여섯 마리가 닭장 인근 나뭇가지에 날아들어 가지 사이를 옮겨 다니며 수선을 피우고 있다. 그러다가 곁에 있는 닭장 안으로 쏜살같이 날아들어가더니만 사료통 주변에 흩어져 있는 작은 옥수수 알갱이들을 쪼아 먹는다. 그리고는 다시 나뭇가지로 되돌아오고. 닭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반복적으로 먹이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보기 어려웠던 참새들이 최근 2-3년 전 부터 갑자기 많아졌다. 대개 10여 마리 이상 군집을 이루며 찾아 드는데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앙상해진 나무에 나뭇잎같은 운치를 보여준다. 장난기가 발동해 닭사료를 훔쳐(?)먹고 있는 참새를 향해 조심스레 접근해서는 순간적으로 출입문을 닫아 버렸더니 놀란 참새가 혼비백산하여..

카테고리 없음 2022.12.24

산란계의 마지막 알

마지막은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는데 그럴 수 있겠다 싶다. 얼마 전 산란계 사육을 끝내고는 또다시 기르고 싶다는 욕심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어떻든 그동안 기르던 산란계들이 더 이상은 알을 낳지 않아 정리했다. 먹이를 들고 가면 우르르 쫓아 나와 반기곤 했는데 이제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으니 좀 허탈하다. 정확히 지난해 5월 12일 레그혼으로 여겨지는 병아리 20마리를 들여와 키우기 시작했는데 3개월 반쯤 지나고부터 알을 낳기 시작하면서 양계의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대개는 한 겨울에 알을 낳지 않는다고 하던데 내가 기르던 닭들은 하루에 한 개, 또는 이틀에 한 개씩 꾸준히 낳아 줘 나와 식구들의 건강을 챙겨주었고 여유가 있어 더러는 이웃, 지인들과도 나눠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달걀을 만들어..

내 집 이야기 2022.12.02

감과 밤

내가 살 터를 구입하면서 맨 먼저 심은 나무가 감나무였다. 어느새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전주에 있는 한 종묘장에서 대봉감 5주를 구입해 심었는데 그 무렵 살구, 사과, 배, 자두, 호두, 밤 등 여러 과실나무 묘목을 함께 심었지만 가장 성장이 좋은 것은 감과 밤이었다. 사질토의 척박한 땅 때문이다. 다른 과수들은 성장이 매우 더디고 열매가 거의 없어 봄철 꽃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감과 밤은 굳이 거름을 하지 않아도 가을이면 제법 실한 열매가 맺혔다. 집 언덕에 토지의 여유가 좀 있어 밤나무 10 여 그루를 심었는데 지금은 대 여섯 그루에서 밤송이가 많이 달린다. 그대로 수확하면 상당한 양이될 텐데 그 '상당한'의 상당량이 벌레가 먹어 절반 정도만 거두어 먹는 정도. 게으르기도 하려니와 ..

내 집 이야기 2022.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