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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에 오르다

지리산, 덕유산, 대둔산 등등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높은 산봉우리들을 거의 올라본 바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오르지 못한 채 내 마음에 남아있던 산이 팔공산이었다. 한 때 산행을 시도했다가 중도에 포기해야 했던 기억이 아쉬움으로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산벚꽃이 피고 나무들마다에 새 이파리가 피어나는 신록의 계절쯤으로 그 시기를 생각하다가는 오르고 싶을 때 가겠노라고 불쑥 집을 나서다. 간밤의 잠자리에서 내일 미세먼지가 '나쁨'이면 다시 생각할 참이었는데 '보통'이란다. 보통 수준이라 해도 산에 오르게 되면 주위 조망이 어려워 손해 본 느낌일텐데 어쩌나 싶으면서도 이왕 나서기로 했으니 산행 그 자체로 만족하기로. 진안 IC를 빠져나와 백운면 소재지를 벗어나자 저 멀리 팔공산(八公山)이 보인다. 뿌옇게 ..

산행 2023.03.26

3천 원의 행복

해마다 찾아가는 산림조합 나무시장이지만 특별히 주목을 끄는 나무가 없었다. 대부분 내 집에 다 있는 나무들이거나 아니면 토질 때문에 심기에 적당치 않은 나무들. 그냥 돌아서기 뭣해서 몇 년 전부터 화분에 심겨 있는 홑동백(애기동백) 한 그루씩 사 오곤 한다. 지난해엔 1만 5천 원이었는데 올핸 2만 원이다. 그럴 줄 일았다. 다행히 집 울안에서 월동을 하고 꽃을 피우기에 해마다 한 주 씩 사다 심기로 마음먹었다. 동백 1주만 달랑 들고 나오기가 서운하여 그냥 적당한 1년 초 화분 하나 덤으로 구입하곤 했는데 올핸 빨간 꽃 아네모네. 3천 원이니 며칠 피었다 지더라도 좋을 듯싶었다. 3월 초순이었고 보니 집 마당에 아무런 꽃이 없는 삭막함을 그 하나로 다래보고자 했다. 마당에 옮겨 심었더니 새빨간 모습에 ..

내 집 이야기 2023.03.25

생강나무 꽃 피었을까

봄기운이 가득하다 싶은데 바람이 많이 분다. 텃밭농사 준비 이미 끝났으니 산에 꽃구경 가고 싶어졌다. 울안의 생강나무꽃 이미 피었으니 산에도 많이 피었으리라. 지금의 이 터에 처음 둥지 틀었을 때 뒷산 미륵산에 오르니 그때 노란 생강나무 꽃이 여기저기에 많이도 피어 있었다. 미륵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군데 있으나 생강나무 꽃이 유난히 많이 보이는 산길은 미륵산 다듬재에서 우재봉으로 오르는 동쪽 길이다. '다듬재'라는 고개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지만 알 수가 없다. 이 쪽 길의 산행 선택은 그로부터 15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것 같다. 생강나무 꽃 보고 싶어 일상의 옷차람으로 갑자기 나섰다. 4백 미터 급 산이고 보니 산행이라기보다는 산책이라는 표현이 맞지 아닐는지. 초입에서 조금 오르면 거대한(?) 석성이 ..

산행 2023.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