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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채소)먹는 닭

병아리 때부터 줄곧 사료를 구입해 주었고 보니 닭 먹이는 그것으로 만족하려 했는데 밖에 내놓으면 풀을 잘 쪼아 먹곤 해서 가끔씩이라도 푸른 잎을 마련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 여름엔 야생의 왕고들뺴기와 텃밭에서 기르던 상추, 아욱 등의 여유분을 거의 매일 빠뜨리지 않았고, 김장 때문에 수북이 쌓였던 배춧잎을 양껏 먹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식성이 좋거나 배가 고플 때면 배춧잎을 줄기까지 남감없이 해 치운다. 그런데 한 겨울로 접어들고 보니 마트에서 일부러 구입하지 않으면 싱싱한 먹이를 조달할 수 없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고가(?)의 배추를 사료용으로 구입해 사서 줄 수는 없는 노릇. 산책하다 보니 주변에 푸른 잎들이 보인다. 소리쟁이는 이 겨울에도 동사하지 않고 성장하고 있다. 온난화 영향인..

내 집 이야기 2022.01.09

수탉을 생각한다

며칠 후 내려온다는 깨복장이 친구들에게 닭 한 마리 잡겠노라 하니 너하고 매일 눈 마주쳤을 텐데 그럴 수 있는 거냐며 의아해 한다. 그 말이 맞다. 병아리부터 키워오며 한 식구가 되어버린 녀석을 어찌 내 손으로 잡아먹을 수 있단 얘긴가. 귀한 손님 오면 씨암탉 잡는다는 거, 그거 옛말 아닌가. 하지만 결국 우린 닭볶음탕을 먹게 되었다. 통통히 살이 오른 수탉 한 마리를 골라 밥상까지 올리게 됐는데 반려동물이 아니라 단지 가축일 뿐이라고 몇 번이나 되씹으며 서로 간 떨떠름한 표정으로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넉 달 만에 내 집에서 만난 친구들. 서로 멀리 떨어 져 살기에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식사 장면은 지난 여름 만났을 때 마당에서 내가 재배한 야채 위주로 저녁 식사하던 모습. 식당에서 닭요리를 주문..

내 집 이야기 2021.12.14

나무 월동 관리

울 안에 대략 100여 종류가 넘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순전히 나무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내가 작은 묘목으로부터 심어 가꾸었기에 나무 그 자체의 예찬론에 앞서 나무 하나하나를 생각하는 나의 애정이 적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단 몇 그루라 할지라도 새로운 묘목을 구입해 심어 왔는데 어떤 것은 생육환경이 맞지 않거나(특히 토질) 이웃 토목공사로의 부주의 또는 나의 정성 부족으로 사라져 버린 경우가 없지 않다. 금송, 금목서, 스페니쉬 브룸 같은 경우가 그렇다. 지난봄에 구입한 것은 월계수, 백정화, 붓순나무 등인데 사실 이것들은 나의 착오로 들여오게 된 것들이다. 난대성 식물인 줄 몰랐던 것이다. 대형 온실이라도 갖추고 있으면 좋으련만 그럴 처지가 아니고 보니 일부는 방 안으로 들여놨지..

내 집 이야기 2021.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