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로 축구화를 사 보내라던 손주 녀석은 그에 대한 답방(?)인 양 제 엄마와 함께 시골 할아버지 집을 찾아왔다. 답례 용품은 견과류 같은 것으로 제 엄마가 대신했지만 녀석 얼굴 한 번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할아버지는 행복한 연말이었다. 찾아온다는 전화에 눈 소식이 있는데 위험하니 내려오지 말라 하려다 이내 마음을 바꿨다. 눈이 오면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어 보는 그런 시골 추억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싶어서다. 녀석이 내려 온 다음 날 예보대로 눈이 제법 내렸다. 지난겨울에 눈이 거의 없었으니 참 오랜만에 내린 눈이었다. 내 나이 즈음에는 눈을 치워 길을 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거리를 하나 얻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래도 새하얀 세상을 대하면서 거기에서 이는 마음의 정화를 생각하는 반가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