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숭아 따다 어느 날 갑자기 개복숭아의 효능이 아내에게 알려지면서 이 녀석의 존재가 갑자기 부각되었다. 아내는 개복숭아 효능이 매실보다 더 하다면서 올해는 개복숭아를 모조리 따서 효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효소는 매실이었지 개복숭아는 그야말로 개털이어서 그.. 내 집 이야기 2013.06.10
꽃 잔치 봄이 찾아 오면서 꽃이 쉴 새없이 연달아 피고 있다. 산벚꽃과 복숭아꽃이 만개하면서 혼자 보기 아까워 졌다. 아내와 아들 녀석이 꽃구경하고, 서울의 지인 내외가 하루를 묵어 가고... 그래도 계속 피어 나기 시작하는 꽃들은 누군가를 자꾸 불러 와 우리를 보게 하라고 얘기하는 것 같.. 내 집 이야기 2013.04.26
내집에서 처음 핀 꽃 작은 묘목을 구입해서 심어 놓은 나무들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꽃을 보여 준 나무가 세 그루다. 풍년화와 산수유가 처음으로 내집에서 꽃을 피웠다. 이 녀석은 심은 지 5년이 지났는데도 키가 20cm 밖에 되지 않는다. 구덩이를 파다 보니 바위층이 나와 그대로 심은 탓이다. 그래도 뿌리를 .. 내 집 이야기 2013.03.22
딱따구리와 놀다 뒤란 텃밭에서 일하다가 뭔가 푸득거리는 것 같아 살펴 보니 제법 큰 새가 땅바닥에서 움직인다. 딱따구리다. 가까이 가니 마치 시계 초침처럼 머리를 까딱거리며 나를 경계한다. "해치지 않아. 근데 왜 그러니?" 몸 상태가 안 좋은 것은 분명한데 겉으로는 멀쩡해 보인다. "농약? 그건 아.. 내 집 이야기 2013.03.16
작업 시작 모처럼 여유를 만들어 편안한 마음으로 종일토록 밖에서 일하다. 비 끝이라 약간 차갑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몇 년 새 부쩍 번진 뒤란의 두릅나무 몇 그루를 뒷산 울타리 주변에 이식하고, 때가 잔뜩 낀 차양막도 물걸레로 말끔히 닦아 내다. 무엇보다도 .. 내 집 이야기 2013.03.08
또 다시 봄은 오고... 오래 쉬었다. 이번 겨울이 유난히 추웠던 탓도 있지만 일과에 새로움이 거의 없었다. 반복과 반복의 연속. 햇빛 좋았던 어젠 마당에 제멋대로 흩어 뒹구는 낙엽과, 텃밭과 화단에 하얗게 말라 비틀어진 풀과 덤불들을 긁어 모아 모두 태우다. 지난 해 잔디를 태우다 크게 번지는 바람에 혼.. 내 집 이야기 2013.02.22
눈 오신 날 지난 밤 사이에 눈이 소복하게 내려 쌓였다. 이제야 비로소 겨울에 들어 선 느낌. 집 안팎이 온통 눈 세상이어서 절로 탄성이 나오다. 거실의 커튼을 열어 젖히니 새하얀 풍광이 눈 부시다. 장독대엔 눈이 더 쌓인 듯 보여 포근하고. 저 산 너머에서 동이 터 오고. 마치 우편엽서 속의 사진.. 내 집 이야기 2012.12.07
나무 의자 아낌없이 주는 나무.... 집 지을 때 쓰다 남은 나무를 모아 군데 군데 나무 의자를 만들다. 어떤 것은 방부목이고, 어떤 것은 그냥 각목이고... 부식이 좀 덜 되라고 오일 스테인을 몇 번 칠하다. 집 옆언덕바지에 벤취 하나가 필요한 것 같아서 만들어 보다. 등받이까지 제대로 할 수있는 나.. 내 집 이야기 2012.11.11
아, 차꽃이 피다. 언젠가는 새하얀 꽃이 피겠지... 하며 4년 전에 아주 작은 묘목 2그루를 집 옆의 언덕바지에 심었다. 해마다 키는 조금씩 자라는 것 같았다. 엊그제 무심코 그 곁을 지나면서 역시 무심코 눈길을 줬더니 아주 작은 꽃망울들이 탱글 탱글 맺혀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오다. " .. 내 집 이야기 2012.10.11
바람이 남긴 상처 벌써 이십 여일이 지났다. 태풍 볼라벤은 생각 밖에 거셌다. 바람이 거세다 하니 거실의 대형 유리창에 테잎을 붙이라고 딸아이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지만 그럴 정도라면 유리창이 견뎌 나겠냐며 웃어 넘겼다. 출근 후 내 방에서 창 밖을 보니 마치 나무들이 뿌리 채 뽑혀 나갈 듯 바람이 .. 내 집 이야기 2012.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