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 싶으면서도 마지막 단풍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기대뿐이었다. 내변산이 단풍으로 이름이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산세가 제법 깊어 부분적이라도 오색의 물결을 볼 수 있기를 바랐었다. 바다도 볼 겸. 부안 내변산(內邊山) 쪽은 참 오랜만이다. 채석강이 있는 외변산과 새만금 쪽 바다는 가끔 씩 갈 기회가 있었지만 산 쪽은 한두 번 정도. 하서면에서 내변산 주차장으로 가는 일부의 길은 양 옆으로 벚나무가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봄이면 만개한 화사한 벚꽃들로 기분 좋은 꽃길이리라. 봄이면 온통 나무 전체로 꽃차림을 해서 인지 벚나무는 잎을 다른 나무들보다 유독 일찍 떨어트린다. 그래서 벚나무는 봄을 위한 나무다. 입동이 하루 지난 오늘 나는 지금 나목이 된 좀 을씨년스러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