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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 미술관에서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을 찾다. 남원의 대표적 관광지가 된 춘향테마파크 옆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었다. 남원 태생인 화가가 대량의 그의 작품과 책들을 남원시에 기증하게 되면서 지난 2018년에 생겨 난 미술관이다. 지역의 작은 도시에 위치해 있는데도 '한국관광지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많이 알려진 편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듯.독특한 외관이 시선을 붙든다. 2층 건물에 1,2,3 전시실이 있는데 각 전시실 별 공간이 그리 넓지 않아 그의 작품을 풍족하게 접할 수는 없었다. 400여 점이 기증된 것으로 아는데 한정된 공간 때문인지 때때로 교체 전시를 하는 모양이다. 1층에서는 불과 대여섯 작품쯤. 더욱이 그가 지은 책의 발췌된 글과 함께 전시되고 있어서 더욱 그림 작품 전시에 한계가 있음을 알 수 ..

기타 2025.01.25

이제야 안 '교룡'의 의미

새로운 해가 시작된 후 20여 일이 지났지만 그간 산행이 없었다. 할 일이 없는데도 할 일이 많은 것 같은 그런 나날로의 이어짐. 불쑥 교룡산에 가고 싶었다. 가끔 그 옆을 지나치며 그 안이 궁금했는데도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집에서 1시간 정도면 되겠다 싶었는데 네비를 보니 1시간 27분 소요. 운무가 잔뜩 끼어 시야를 걱정했지만 도착할 때쯤 걷히리라 생각했다. 거의 도착할 무렵 가까이 교룡산이 보인다. 해발 518.8m. 가볍게 오르기에 적당한 산이다. 내가 태어난 곳이 이곳 남원이라서 좀 더 각별한 애정이 있는데도 그동안 광한루와 국악 행사 정도였을 뿐 더 가까워지지 않았다. 교룡산에 산성과 그 꼭대기에 방송 송신시설이 있는데... 다만 그런  정도의 인식.  입구가 좀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한겨울이..

산행 2025.01.22

미술관 행

전북도립미술관을 석 달 여 만에 찾다. 그땐 이 지역의 젊은 작가 3인의 전시가 있었고 이번에는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이다. 모처럼 중진 화가들의 작품들을 가까운 곳에서 접할 수 있어 좋은 기회.  전주 외곽에 있는 전북도립미술관(완주군 구이면의 모악산 자락) 여기 미술관도 서울 국립현대처럼  멀리 떨어진 모악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도 그렇지만 지역의 한계가 그렇듯 좋은(?) 전시회의 기회가 드물다는 게 평소의 아쉬움.삼성 이건희 회장이 타계한 후 그가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과 문화재 2만 3천여 점이 곳곳이 박물관과 미술관에 기증되었고 그중 일부가 순회전 형태로 이곳에서 열리고 있으며, 포함하여 전국 10여 개 공공미술관의 대표 기증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이중섭의  "오..

기타 2025.01.11

청계 기르기

병아리 모습을 갓 벗어 난 3주 정도의 청계 9마리를 이웃집에서 얻어 기른 지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9마리 가운데 암탉이 5마리쯤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3마리로 줄었다. 문제는 수탉. 달걀을 얻고자 함이니 수탉 6마리는 없어도 되었다. 기른 지 넉 달 정도가 지났어도 암수 구분을 할 수 없어 그동안 함께 길렀는데 이제는 확연히 구분이 되고 보니 수탉은 그야말로 계륵 같은 존재.   결국 벼슬과 육수가 두드러지고 깃털의 무늬가 돋보이는 이 청계 1마리만 남겨 두고 모두 정리하였다. 최근까지 함께 기르다 보니 얄미운 식객 노릇하는 것은 그만두더라도 서로 서열 싸움을 하느라 소란만 피우는 것이었다. 조금 쎄게 노는(?) 녀석이 상대의 벼슬이나 뒷목을 부리로 쪼거나 물면 꽥꽥거리며 그 순간 아수라장이..

내 집 이야기 2024.12.28

올 농사 마무리

나에게 '농사'라는 말은 호사스럽다. 이런 얼치기가 따로 없으니.어찌어찌하여 배추와 파, 갓을 수확하여 그런대로 김장을 했지만 무의 경우는 내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밭에 남아있던 무 잔챙이들을 거둬들여 무 구덩이에 보관하는 것으로 한 해 텃밭 농사를 마무리하다. 사실 진즉 뽑아 처리하려 했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하루라도 더 햇빛에 두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12월에 들어섰고 밤사이 영하 기온으로 떨어져 더 이상은 의미가 없겠다는 판단.  8월 중순 파종해서 무더위와 병충해를 견디고 어렵게 자란 무. 이 정도의 양으로 무 김치를 담그다. 무는 지난 8월 하순 적기에 파종했으나 유기농을 고집하는 바람에 싹이 나오는 족족 벌레의 먹이가 되어 남아나는 게 거의 없었다. 특히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워 벌..

텃밭 농사 2024.12.06

다시 만나 동해안으로

지난 5월 서해 덕적도를 찾았던 우리 셋은 그때 예정했던 동해안으로 2박 3일의 여정을 시작. 사람 말을 참 잘 듣는(?) 친구의 똑똑하고 편안한 승용차로 출발.서울 양양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백담사에 잠시 들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참 오랜만에 가게 된 강원 북부 쪽. 과거 직업상 비교적 자주 드나들던 지역이었지만 소원하게 보내게 된 지 어느새 30년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입구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10여 분 이동 후 폭넓은 계곡천을 건너야 백담사 경내로 들어설 수 있다. 설악산 줄기 깊은 계곡 안에 자리한 백담사(百潭寺)는 우리 현대사에 불행한 역사를 만들었던 한 인물이 유배 비슷한 상황 속에 칩거하게 됨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만 그 이전 만해 한용운이 이곳에서 만년을 보내며 많은..

여행 2024.12.05

끝섬에 가다

말도(末島)라는 이름보다 '끝섬'이라는 표현이 뉘앙스가 좋은 것 같다. 끝섬은 60여 개에 달하는 고군산군도의 끝에 위치하여 그렇게 불려졌을 것이다.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된 후 선유도를 비롯한 6개 섬이 이미 연륙이 되었지만 나머지 섬들은 예전 그대로 배편을 이용한다.  서울의 친구로부터 연륙이 된 장자도에서 배를 타고 건너 가 이 끝섬과 몇 개의 섬을 연결하는 트레킹 제의를 받고서야 처음으로 그런 곳이 있는 줄 알았다. 귀향한 지 오래되었건만 그런 정보도 모르고 살았다는 한심함. 끝섬인 말도는 장자도에서 하루 2번 운항하는 여객선을 이용하는데 최근 명도, 보농도, 말도를 연결하는 연도교가 놓이게 되면서 이곳의 트레킹 코스가 급 부상된 듯. 지자체에서는 이 3개의 섬과 함께 그 옆의 광대도, 방축도를 연결..

여행 2024.11.18

뜻밖의 청남대

오래 전의 개방 소식을 접하고 한 번쯤 찾아 가 보고 싶었던 곳을 어제 둘러보게 되다. 지인의 갑작스러운 제의로 나를 포함한 일행 5명이 9인승을 소유한 또 다른 이의 승합차를 차고 오른 여행길.   처음 전해 들은 행선지는 말티재였다. 난 이미 과거에 둘러본 일이 있거니와 지난봄에도 속리산을 다녀온 일이 있어 사실 끌리지는 않았다. 더구나 며칠 전 대전에 가면서 탔던 그 고속도로 위를 지금 또 달리고 있지 않는가. 그러다 보니 가는 곳에 대한 것보다 승합차 내부를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에 더 관심이.우선 예전에 내가 탔던 7인승 승합차와의 비슷한 승차감이 좋았다. 의자가 주는 안정감은 좀 덜하지만 선팅과 별도로 창마다 반자동 가림막 장치가 눈에 들어왔고, 3열의 의자는 다른 차처럼 접이식 개폐가 가능하여..

여행 2024.11.09

가을 서대산

올핸 단풍이 늦었다는데 지금 쯤 어디 가볼 만한 산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떠오른 게 서대산. 대전에 들러 성묘도 해야 하니 거기가 좋겠다 싶었다.내가 갖고 있는 종교의 좋은 점 하나가 조상을 생각하는 날이 있다는 것. 11월 2일이 위령의 날이고 성당 미사와 함께 이후 8일까지 조상의 묘소를 찾아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권하고 있어 대전의 묘원에는 이미 가기로 마음 정하고 있었고.  신평마을 쪽에서 바라본 저 멀리 높은 봉우리의 서대산 집에서의 출발을 조금 서두른다 했는데 성묘를 마치고 대전을 나선 게 9시 30분. 서대산 등산 입구인 금산 추부면 개덕사까지 1시간 5분이 소요된다고 뜬다. 하늘에는 지금 구름이 많이 깔려있고 예보로도 종일 구름이 많은 것으로 되어 있어 단풍과 조망을 ..

산행 2024.11.06

시월 끝 날 구절초를 보며

오늘 아침 기온은 8도. 바깥 날씨가 제법 차가 와져서 새벽에 일어 나 창문 열기를 주저한다. 거실 블라인드를 걷어 올리면  동트는 모습은 아직이고 대신 데크 앞의 하얀 모습에 눈길이 간다. 구절초.   내가 직접 심어 가꾼 게 아니다. 집 언덕에 피어있던 것이 어느새 퍼져 여기 작은 꽃밭을 가득 메웠다. 우선 청초하다는 느낌이어서 기분을 좋게 한다. 그리고 한참 들여다보며 여러 사념들에 사로 잡히게 되고. 시월 초부터 피기 시작한 꽃들이 거의 한 달째 같은 모습으로 피어 있다. 참 오래가는 꽃이다. 그러나 이 또한 통과의례를 벗어날 수 없으니 조금씩 시들어 가고 있어 아쉽다. 오늘이 시월의 끝날이라서 더욱.  여러 사념들 속에 문득 생각나는 노래들. 나는 시월의 마지막 밤에 뜻 모를 얘기만 남기고 헤어..

내 집 이야기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