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엔 머위 꽃이 유난히 많이 피었다. 잎보다 꽃대가 땅속에서 먼저 올라 와 봄의 새 기운을 느끼게 하는 반가운 꽃이다. 마치 솔밭의 송이 그것처럼 뭉툭한 모습으로 아주 힘 있게 올라오는 모습이 가히 역동적이다. 애초 집을 지을 때 근처 야생에서 자라던 머위 몇 개를 캐 와 울안 한 쪽에 심었더니 무수히 번져 지금은 머위 밭이 되었다. 마치 일부러 잘 가꾼 것처럼 저네들끼리 왕성하게 번식하였다. 그래서 한 여름이면 줄기를 잘라 머위탕을 해 먹는 즐거움을 주는데 이른 봄 어린잎을 따 살짝 데쳐 나물로 먹어보기로 하다. 쌉쓰레한 그 맛이 일품이다. 입맛을 돋워주는 게 게장 그것처럼 이것 역시도 밥도둑이라 할 만큼 손이 절로 간다. 그런데 올핸 머위 꽃이 유난히도 많이 피었다. 이상기후 현상 때문일까. 거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