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724

나무 월동 관리

울 안에 대략 100여 종류가 넘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순전히 나무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내가 작은 묘목으로부터 심어 가꾸었기에 나무 그 자체의 예찬론에 앞서 나무 하나하나를 생각하는 나의 애정이 적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단 몇 그루라 할지라도 새로운 묘목을 구입해 심어 왔는데 어떤 것은 생육환경이 맞지 않거나(특히 토질) 이웃 토목공사로의 부주의 또는 나의 정성 부족으로 사라져 버린 경우가 없지 않다. 금송, 금목서, 스페니쉬 브룸 같은 경우가 그렇다. 지난봄에 구입한 것은 월계수, 백정화, 붓순나무 등인데 사실 이것들은 나의 착오로 들여오게 된 것들이다. 난대성 식물인 줄 몰랐던 것이다. 대형 온실이라도 갖추고 있으면 좋으련만 그럴 처지가 아니고 보니 일부는 방 안으로 들여놨지..

내 집 이야기 2021.12.13

낙엽을 쓸며

내 사는데 그렇게 불편하지 않고 이웃에 미안하지 않다면 그대로 두고 싶은 낙엽이다. 울 안팎으로 참나무류와 단풍나무가 많은지라 나뭇잎이 유독 많이 쌓인다. 면에 나가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비를 하나 살까 하다가 뒷산에 대나무가 많은데... 그래서 대나무 잔가지를 묶어 간단히 비를 만들었다. 작은 수고면 된 터라 굳이 돈을 들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었지만 그보다는 플라스틱 비가 거의 닳아져 못쓰게 되었을 때 그걸 어디에다 버리나 싶어 그리한 까닭이 크다. 잦은 비소식과 바람 불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지라 며칠 방치했더니만 낙엽으로 길을 덮을 정도가 되어 버린다. 지나는 사람의 비난이 있을 법도 하기에 결국 대문 앞 길을 치우다. 댓잎을 다 털어내지 못해 빗자루가 약간 무거웠나 참 잘 쓸어진다. 마당 옆 ..

내 집 이야기 2021.12.13

부겐빌레아 사랑

부겐빌레아(Bougainvillea) 꽃이 만개했다. 서울에서 20여 년 키운 후 시골로 가져와 화분도 교체하고 분갈이도 해 준 덕분인지 주인을 기쁘게 해 준 것이다. 여름 동안 밖에 내놓았다가 지난달부터 실내로 들여여 왔는데 새 순이 돋더니만 이내 꽃 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했다. 이렇게 많는 꽃은 처음이다. 화초는 정성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맞다. 대형 화분에 심어 보다 넓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했으면 아마 지금 쯤 거목이 되어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 꽃과 관련한 이야기는 이 블로그 어딘가에 작성한 바 있어 생략. 보름 정도의 개화 기간 후 지기 시작하는 부겐빌레아. 영어권에서는 종이꽃(Paper flower)이라 불리기에 마치 동백꽃 그것처럼 낙화한 모습이 추하지 않아 보여 며칠은 바닥에 ..

내 집 이야기 2021.12.13

두 번 피는 백일홍

시골에 내 집을 갖게 되면서 제일 먼저 심은 꽃이 백일홍이다. 어릴 적 집 마당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백일홍은 특별히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잘 자라서 6월쯤부터 꽃을 피우고는 한여름이 지날 때까지 오래오래 핀다. 그리고 따로 채종을 하지 않아도 땅에 떨어졌던 씨앗들이 스스로 발아해 이듬해에 다시 예쁜 꽃을 피운다. 물론 좀 더 많은 꽃들을 보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씨앗을 뿌려 가꾸기도 한다. 여름의 시작부터 늦가을까지 여러가지 색깔의 꽃들이 쉬지 않고 피어나며 기쁨을 준다. 그때마다 어릴 적 여러 모습들을 자동으로 소환하게 된다. 호미로 모종을 떠 옮겨 심으시던 아버지의 모습 하며 꽃 한가운데 화관 모양으로 테두리를 노란 꽃잎들을 뽑아 친구와 콩나물 장사 흉내를 내던 생각... 백일..

내 집 이야기 2021.11.22

드디어 알을 낳다

참 기쁜 일이다. 내가 키운 닭에서 알을 취할 수 있게 되었으니. 지난 6.12일에 병아리를 가져와 3달 반 정도를 기른 셈이다. 보통 16 주령 정도부터 알을 낳기 시작한다는데 조금 빠른 펀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동안 꼬박꼬박 사료 챙겨 먹이고 깨끗한 물 공급해 주고... 나름 공을 들인 편이었으니 그에 대한 보상을 이제부터 받는 것 같기도 하고. 기른 지 4달이 가까워지자 열흘 전 쯤 알집을 미리 만들어 놓았었다. 알집 만들려면 합판과 각목이 좀 필요한데 어떻게 구입해 오지? 하며 고민을 좀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면 소재지의 작은 아파트촌을 지나다 보니 누군가가 버린 나무 캐비닛의 서랍이 버려져 있지 않은가. 차를 세우고 뒷좌석에 두 개를 포개 넣었다. 나에겐 안성맞춤의 재활용품이었다. 대..

내 집 이야기 2021.08.31

무 싹이 나오다

씨앗을 심으면 얼마 후 싹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싶지만 올해 파종한 무의 새싹이 주는 의미는 좀 각별하다. 작년엔 파종 후 큰 비가 쏟아져 많이 유실되는 바람에 다시 파종해야 했고 그나마 발아 상태가 좋지 않아 3번 4번에 걸쳐 보충 파종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구입한 씨앗이 많이 남았기에 그것으로 파종하기로 했다. 그런데 파종 후 가을장마라 하여 다시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전철을 밟는가 싶었는데 다행히 싹이 거의 나왔다. 올해 또 비 피해가 있을까 싶어 이번엔 파종할 지표면을 고르게 잘 돋았던 것이 주효했었나 보다. 그런데 냉장보관해 둔 씨앗을 뒤지다 보니 지난 2018년에 구입했던 씨앗이 상당량 남아 있어 나중에 무순이라도 솎아 먹으면 좋겠다 싶어 다른 한쪽에다 심다. 4년 된 묵은 씨앗이라서 ..

텃밭 농사 2021.08.30

여름날의 토마토

텃밭에 재배하는 채소 중에 가장 생산성이 있는 것은 김장채소인 무와 배추 외에 토마토가 있다. 봄이 시작되면 시장에서 여러 가지 모종을 사 와 심는데 수효가 제일 많은 것은 토마토다. 지난봄에도 30개를 구입해 뒤란 밭에 심었다. 일조량이 많은 곳은 아니지만 평소 가꾸던 햇빛이 종일 드는 앞마당에는 올해 새롭개 잇꽃을 심어야 했기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그래도 스스로 잘 자라주어 요즘 매일같이 여러 개를 딴다. 일조량이 부족하니 아무래도 성장이 부실하여 열매가 예전보다 적게 달린 아쉬움이 있으나 그래도 예년의 70% 수준은 된 것 같아 나와 가족이 충분히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어느 정도는 몇몇 지인들과 나눌 수도 있었다. 토마토는 재배가 비교적 쉬운 편이었다. 우선 자체의 독특한 냄새 때문에 벌레들이 달..

내 집 이야기 2021.07.22

닭장 확장

병아리를 키운 지 이제 2달이 지났고 보니 성계가 되었다. 몸집이 제법 커져서 걸어 다닐 때는 퍽퍽 소리가 날만큼 발을 힘차게 내딛는다. 모두 22마리를 대여섯 평 정도의 그리 넓지않은 공간에서 키우고 있는데 그래서 아무래도 닭장이 좁아 보였다. 녀석들이 아무래도 답답해할 것이다. 해서 쾌적하지는 못하더라도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공간을 늘려주기로 하다. 철제 각파이프를 이용해서 튼튼하게 지어서 확장해 주고 싶은 마음 없지 않았으나 나로서는 아직 역부족이어서 간이 형태의 활동 공간을 만들기로 하다. 족제비나 매, 고양이 등으로부터의 피해를 방지하려면 천정공사까지 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공사다. 그래서 주간에만 일정 시간 닭장 밖으로 나와 지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설을 하기로 일정 간격으로..

내 집 이야기 2021.07.13

나라 꽃은 있어야

꽃들이 봄부터 쉼 없이 피고 진다. 대개 사나흘은 아름다운 자태로 피어있으나 산수유 같은 것은 거의 한 달 여 노란 모습을 보여주다가 초록 잎이 나면서 사라져 버린다. 그런데 꽃을 대하는 마음이 점점 예사로워지지 않는 것 같다. 평소에는 화무십일홍이란 말을 아무 생각 없이 중얼거렸으나 요즘은 그 의미를 깊숙이 체감한다. 어떤 때는 심각할 정도로. 만년 청 준일 것 같던 지인들의 부음을 접할 때마다 더욱 그렇다. 무궁화 얘기하렸는데 어쩌다가 이리되었는지... 7월 들어 능소화가 여기저기에서 시선을 끌어들이더니만 식탁에 앉아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집 나무 울타리에 무궁화가 한창이다. 식탁에 앉게 되면 내가 기대어 사는 익산 땅의 상징인 미륵산이 정상까지 눈에 들어온다. 애초 집을 지을 때 일부러 창을 크게..

내 집 이야기 2021.07.11

하늘로 오르는 능소화

어느 시골의 돌담에서 봤던 능소화. 주황의 꽃도 좋고 잎새도 기품이 있어 보여 시선을 끌었다. 묘목을 구해 집 마당에 심은지 오래되었지만 맞지 않은 토양 때문에 십여 년이 넘도록 자람이 매우 더뎠다. 물론 꽃도 없었다. 토양이 그렇다 치더라도 그냥 심어놓고 방치하다시피 한 것도 한 원인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능소화는 무엇인가를 타고 올라가야 성장이 빨랐는데 그런 것도 모르고 제 녀석이 알아서 무언가 타고 올라가겠지 했다. 차고 옆의 능소화는 이후 길게 세워 준 나무 지주 때문에 그걸 타고 올라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해서 해마다 탐스럽게 꽃을 피운다. 고마운지고. 이 녀석은 번식력이 매우 강해 새 봄이면 주변 여기저기에서 새싹이 나온다. 그냥 버려둔다는 게 안타깝기도 하여 밤나무밑에도 감나무 밑에도 그리..

내 집 이야기 2021.06.29